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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이선용 대우건설 첫 여성 분양소장…“주부생각 잘아는 여성이 제격”

이지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10 12:49

수정 2014.11.07 19:27



“여성(주부)의 공간인 아파트를 여성이 파는 게 훨씬 매력적이잖아요.”

통상 ‘아파트 분양소장은 남성’이라는 편견을 깨고 대우건설에서 사내 ‘제1호’ 여성분양소장이 탄생해 화제다.

대우건설은 현재 진행 중인 서울 3차동시분양의 ‘이문동 2차 푸르지오’ 모델하우스 분양소장에 여성인 이선용 대리(34)를 전격 기용했다. 분양소장은 수십여명의 현장 직원을 관리하기 위한 리더십과 불법전매업자, 화재 등의 비상사태에 대처해야 하는 등 업무가 거칠어 일반적으로 남성들이 맡고 있다.

그러나 이대리는 10년이 넘도록 주택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면서 ‘아마조네스’ 같은 업무추진력을 인정받아 이번에 분양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그는 “모델하우스를 찾는 주요 고객들 대부분이 주부들로 모델하우스안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30∼40여명의 실무자들 역시 대부분이 여성”이라며 “직접 집을 관리하는 같은 여성의 눈높이에서 고객을 대하고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을 살려 모델하우스를 가꾸다 보면 오히려 이 일이야말로 여성들에게 ‘딱’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20여명의 도우미 및 주부 모니터들의 유니폼에서부터 명찰, 내부 현수막 디자인, 휴게공간 배치 등 자잘하면서도 민감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직원관리에도 오히려 여성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얘기다.


이대리는 “사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타깃 수요층을 정하고 이에 맞게 적정한 가격을 책정하는 일”이라며 “이런 업무는 수십번의 수정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밤 11시∼12시 퇴근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사실 여성 1호 분양소장이라는 타이틀이 그를 돋보이게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충남 서천군의 한적한 시골출신으로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그가 대졸출신 사원들을 제치고 대우건설의 여성분양소장 탄생의 첫 테이프를 끊었기 때문이다.


이대리는 최근 실업난 속에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성공이라 말하는 것 자체가 쑥쓰럽기는 하지만 학연이나 지연 등 배경에 의지하는 것보다는 일단 맡겨진 직책과 업무에 대해 무조건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그러다 보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기회가 자연히 생기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newsleader@fnnews.com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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