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월가의 법칙]자본주의 심장,월街 대해부

이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13 12:50

수정 2014.11.07 19:20



애널리스트, 이코노미스트, 미티어롤로지스트(기상전문가), 메탈러지스트(광산전문가)들이 한데 모여있는 곳은? 바로 뉴욕의 월가다. 생뚱맞게 금융시장 한복판에 기상전문가와 광산전문가 있는 이유는 작황과 직접 관련있는 상품선물과 금광업체에 투자한 펀드를 관리하기 위해서다. 한때 최고의 수익률을 올린 스커더골드의 펀드 매니저는 다름아닌 광산 개발 전문가 쿠즈마노빅이다.

150년 전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캘리포니아의 노다지로 몰렸다면, 지금은 뉴욕의 월가로 몰려든다. 전세계에서 축적된 부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기도 , 또 탄생하기도 하는 곳,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곳 월가.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이 한 번쯤 시셈의 눈을 돌리기도 하는 곳이다. 그러나 월가의 장벽은 높기만 하다.
과연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마음먹고 월가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하면 이내 난해한 전문 용어에 나가 떨어지기 십상이다.

월가를 보다 쉽게, 보다 피부에 와닿게 설명하는 책이 나왔다. ‘월가의 법칙’을 쓴 정명수씨는 10여년간 경제신문에 근무한 경제통으로 실제로 2년 전부터는 뉴욕특파원으로 있으면서 월스트리트를 심층 취재, ‘월가 키워드’라는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는 꿈꾸는 거리다. 월가에 대한 잡다한 지식, 정보보다는 이 거리의 삶, 숨결을 전하고 싶었다. 그래야 그들의 꿈을 여의도로 옮겨 올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의 책은 어렵지 않고, 오히려 흥미진진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다.

책은 ▲월가는 이렇게 돈을 번다 ▲월가 사람들은 이렇게 산다 ▲2005년 월가의 풍경 ▲월가, 미국, 세계, 그리고 한국 등 모두 4부로 구성됐다.

한가로운 토요일 오후에 기습 공격을 감행하는 공격적 M&A, 상대방의 우물에 독약을 푸는 적대적 M&A, 이를 막기 위해 채권 가격을 불리는 ‘마카로니 방어전략’. 월가에서 벌어지는 피비린내나는 M&A 전쟁을 보여주는 1부에선 전설적인 오라클과 피플소프트의 얘기가 나온다.

2부에 등장하는 시티그룹의 샌포드 웨일 회장과 제이미 다이먼의 얘기도 매력적이다. 20년간의 사제관계가 월가에서 배신과 복수로 뒤바뀐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같다.

3부엔 좀더 흥미로운 월가의 뒷얘기가 담겨있다. 월가의 ‘선수’들은 어떻게 접대를 할까, 월가에도 사기꾼이 있다는데 그 방법은 뭘까 등등. 아무리 돈과 합리성이 지배하는 영역이라고 해도 월가 역시 사람 사는 곳임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4부에선 금융의 기본지식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는 핵심 용어와 통계, 그래프 등을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시장과 금융시장의 관계에 대해 쓴 3장은 저자가 특별히 일독을 권하는 부분이다. 우리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월가의 고민을 우리의 고민으로 바꿔보고, 월가의 파동이 어떻게 여의도로 전파되는지, 그리고 우리는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한다.

이 책은 깊이있는 금융시장 지식과 고민을 전하면서도 사건과 인물 중심으로 월가의 생생한 움직임을 담아냈다.
저자가 말하는 월가의 법칙이란 딱딱한 숫자 속에 갇혀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숫자를 의미있게 만드는 내부의 작동원리, 미래를 예측하고 숨가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월가의 법칙이다.
월가의 뛰는 맥박이 그대로 전해져오는 이 책은 당신을 꿈꾸게 하기에 충분하다.

/ eunwoo@fnnews.com 이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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