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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약발 받나” 강남 재건축 집값 주춤

김승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13 12:50

수정 2014.11.07 19:19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를 강화하고 초고층 재건축을 막는 등 규제정책을 11일 내놓자 해당 지역 재건축 시장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 두달 새 가격이 급등했던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나 강동구 둔촌, 고덕지구 등 택지지구 등 강남권 중·고층 단지들은 문의전화가 뚝 끊기고 관망세로 돌아서는 등 미약하나마 약발이 먹히고 있다.

하지만 사업진행이 빨라 이미 정부 규제의 그늘에서 벗어나 있는 잠실저밀도지구 등 강남권 저밀도단지를 중심으로 한 후기 재건축단지은 여전히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가격이 강세다.

◇규제 대상 단지, ‘약발 먹히나’=“예상과 달리 시장에서는 별 반응이 없는 것 같네요” (서초구 한신 2차 아파트 옆 A부동산)

“안전진단 강화 이야기가 나오자 매수세가 약해졌어요”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내 B부동산)

정부의 안전진단 강화 발표가 나오자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일부 단지들은 상승세가 주춤하고 문의전화가 줄어드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안전진단 단계에서 답보상태에 빠진 은마아파트는 매수세와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다. 인근의 성창부동산 관계자는 “종전 7억3000만원선에 호가하던 31평형이 지금은 7억원까지 가격조정이 가능하다는게 집주인들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강동구 상일동의 고덕주공아파트들도 약 1000만원 정도 조정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고덕3단지 16평형은 최근 4억1000만원까지 거래됐다. 여기에 다시 집주인들이 1000만원 가량 더 조정 해줄 의향을 보이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사의 말이다.

상일동 아침공인 서문경이 대표는 “조합설립인가가 끝난 고덕주공1단지도 13평형이 4억7000만∼5억원, 15평형이 6억5000만원에 나와 있지만 심리적으로 주춤한 상태여서 당분가 더 올려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정책에 해당 지역 아파트 시장이 잠시 소강상태에 있을 뿐 강남권 아파트들은 이미 정부의 각종 규제에 면역력이 생겨 가격 급락 등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일치된 의견이다.

초고층 재건축 추진을 호재로 최근 집값이 급등했던 서초구 잠원동 한신 2,4차 인근 강철수공인의 강철수 사장은 “서초구 일대에는 건축심의를 앞두고 있거나 재건축 공사가 진행 중인 아파트들이 많고 최근 안전진단을 준비한 단지도 없어 큰 영향이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신2차 35평형의 경우 가격변동 없이 7억∼7억50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도 별다른 반응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인근의 나은부동산 관계자는 “매물이 없어 가격은 요지부동”이라며 “현대사원아파트 35평형 매물이 8억원에 나왔다가 더 높은 8억5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규제 벗어난 단지, ‘가격 강세, 문의 폭주’=하지만 이미 분양을 앞두고 있는 잠실 등 저밀도지구는 집주인과 매수자들의 문의전화가 늘고, 가격도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이번의 재건축 초기 단지나 중층 단지에 대한 추가 규제로 분양을 앞둔 단지는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한 격’이다.

특히 최근 한 달새 동호수 추첨을 마무리한 잠실주공1·2단지 주변 일부 중개업소에는 전화통에 불이 났다. 신천역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하루에 200∼300여 통의 전화가 오는 통에 오후가 되면 머리가 아플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달 초 조합원 동호수가 결정된 잠실주공1단지의 경우 기존 15평형(45평형 입주 예정)의 시세는 9억6000만∼10억원 선, 최고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평당 6600만원선이다. 이는 재건축아파트로는 평당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 2002년 말 도곡주공1차(현 도곡동 렉슬) 10평형(평당 5600만원 선)보다도 1000만원이나 높다.

특히 이 아파트는 추가분담금(3억원)과 입주 예정 평형(45평형)으로 계산하더라도 조합원 지분이 평당 3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강세다.


이외에도 지난 7일 동호수 추첨을 끝낸 잠실주공2단지 19평형(48평형 입주)도 8억5000만∼9억원(추가부담금 2억2000만원 제외)으로 최근 1억원 가량 올랐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 12일에도 9개나 쌓였던 물건이 하루에 다 나갔다”며 “아침에 물건이 나오면 저녁에 까지 남아 있질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재 분양을 앞두고 있는 청담·도곡저밀도지구의 대치동 주공2차도 46평형에 입주 가능한 조합원 지분이 최근 14억2000만원에 팔렸으나 지금은 15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bada@fnnews.com 김승호 정영철기자

■ 사진설명=서울 강동구 고덕주공 재건축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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