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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의 재테크 전략]노평식 동양종금증권 금융상품팀 부장…“예금금리+a면 성공”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14 12:50

수정 2015.04.01 15:30



일반투자자들은 대개 ‘채권투자’하면 어렵다고들 한다. 또 수익률이 낮아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는 편견일 뿐이다. 드물긴 하지만 채권에서도 연간 100%가 넘는 ‘초대박’이 가능하고 주식투자에 비해 쉬운 측면도 있다고 한다. 지난 10년간 동양종합금융증권에서 채권투자자들의 ‘길잡이’ 역할을 해온 금융상품팀 노평식 부장을 만나 성공적인 채권투자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만기투자한다고 생각하라=노부장은 먼저 채권투자는 투자금액이 커야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일반적인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1만원만 있어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여유자금이 있다면 주식투자를 하거나 은행에 예금을 하는 것처럼 하면 됩니다. 수익성은 은행의 정기예금에 비해 약간 높고, 안정성은 주식투자보다 훨씬 높습니다. 이것이 채권투자의 가장 큰 메리트이기도 합니다.”

그가 채권투자자들에게 제일 먼저 주문하는 것은 ‘기대수익률을 너무 높게 갖지 말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회사의 경우 채권금리는 4%대 초반으로 정기예금금리와 비교해도 채 1%의 차이가 나질 않는다.

“채권투자자들은 채권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대수익률이 주식투자자 등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정기예금 금리에 ‘플러스 알파’(α)만 나오면 된다는 긍정적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채권투자로 대박을 터뜨리는 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LG카드 회사채가 대표적인 예. 지난해 여름 5년 만기 액면가 1만원인 LG카드 후순위전환사채의 가격은 6000원에 불과했다. 회사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시기였던 탓이다. 만기값이 1만2000원이었으니 산술적으로 5년 만에 ‘더블’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더블의 기회는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다. 올초 1만1500원까지 급등한 것이다.

노부장은 또 채권으로 매일같이 사고팔아서 매매차익을 얻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변동 폭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를 제외하면 이득을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큰 금액을 투자하는 이들도 잦은 매매를 삼갑니다. 기본적으로 만기투자를 한다고 생각하고 투자를 합니다. 또하나 만기 이전에 개인적인 유동성이 필요할 경우 손해볼 가능성이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여유자금을 갖고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발품과 수익은 비례한다=노부장은 채권투자의 첫걸음은 ‘거래 증권사를 잘 고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투자목적과 투자기간 등을 충분히 고려한 ‘적합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투자의 기본. 모든 증권사들이 채권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어서 구색을 많이 갖춘 곳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채권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에서 판매하는 장기주택마련저축같은 상품을 증권사에서 사서 채권에 투자하면 은행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 이를 알고 있는 투자자는 별로 없습니다.”

아울러 그는 “채권 역시 투자자가 상품을 고르는 것이기 때문에 한푼이라도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한다”면서 “노력하지 않고 대가를 얻을 수 있는 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노부장은 지금처럼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대세상승기에는 간접투자가 아닌 직접투자가 유리하고 투자기간을 6개월 정도로 짧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반대로 금리가 내려갈 때는 길게 보고 간접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사실 채권투자가 주식투자보다 훨씬 쉬운 측면이 있습니다. 한번 방향성을 잡으면 2∼3년간은 사이클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은 어느 정도 필요하겠지만 말입니다.


노부장은 최근 회사채 물량이 부쩍 줄어든 가운데 투자적격인 BBB급의 부동산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덕이다.
얼마 전 동양종금증권에서 판매한 550억원 규모의 부천 스키돔 유동화채권은 단 22초만에 다 팔리기도 했다고 한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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