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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생명 순익 ‘공적자금의 힘’

조석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14 12:50

수정 2014.11.07 19:16



“손 안 대고 코풀기”

공적자금이 투입된 후 한화에 인수된 대한생명의 경영성과가 대한생명측의 주장과 달리 상당부분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의 ‘구조’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대한생명이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0월28일 한화가 대한생명을 인수한 후 실현한 순익의 상당부분은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한화에 판 고금리의 국공채 때문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지난 99년 10월, 11월, 2001년 9월 등 3번에 걸쳐 국공채를 발행, 모두 3조5500억원을 공적자금으로 대한생명에 투자했다. 당시 예금보험공사는 국공채를 발행, 한화가 인수케 한 뒤 매각금액을 현금으로 출자해 지분 49%를 취득했다.

당시 예보가 발행해 한화측에 넘긴 국공채는 평균 9%가 넘는 등 고금리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따라 한화측은 저금리 추세가 본격화되자 기존에 매입했던 국공채의 유리한 금리조건 등을 통해 별다른 노력없이 한해 1000억원 상당의 ‘손쉬운’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대한생명은 실제 지난해 5∼6월께부터 고금리의 국공채 일부를 매각하거나 보유해 얻는 평가이익 등의 방법으로 투자수익의 상당부분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생명은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평균 1∼1.38%에 그치고 있고 대부분의 투자처를 국공채 등에 집중하고 있다. 또 한화측은 대한생명을 인수한 뒤 국공채 매각 등을 통해 2003회계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의 경우 1조8000억원 상당을, 2004년 4월부터 12월 말까지에는 1조6000억원 상당의 투자수익을 각각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험영업을 통한 수익보다 각각 4000억원 정도 많은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국공채 매각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5년이 지나면 누적결손에 따른 법인세를 환급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른시일 내에 수익을 내 누적결손을 상각, 법인세를 돌려받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하기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실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공채 투자의 경우 지난 2003년 12월에 20.16%까지 달했는데 지난해 6월에는 18.9%까지 낮아져 이 기간에 대한생명이 정부가 매각한 고금리의 국공채를 상당부분 매각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대한생명측은 한화가 인수한 뒤 탁월한 경영성과를 내 회사를 정상화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공적자금 투입으로 부실이 완전히 제거됐고 3조5500억원 상당의 고금리 국공채를 정부로부터 매입한 것을 감안하면 한화측의 주장과는 달리 뚜렷한 경영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 seokjang@fnnews.com 조석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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