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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이번엔 분식 의혹…美 증권거래위 조사,주가 5.9% 폭락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15 12:50

수정 2014.11.07 19:15



신용등급 추락 위기에 몰린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 제너럴 모터스(GM)가 이번에는 분식회계 의혹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를 받게 됐다. 지난 2000년과 2001년 옛 자회사였던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 델파이와의 거래장부를 왜곡해 실적을 부풀린 혐의다.

월 스트리트 저널(WSJ)지는 14일(현지시간) GM 대변인 토니 시모네티의 말을 인용해 “SEC가 GM에 델파이와의 당시 거래 관련 서류를 제출할 것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날 GM 주가는 전날보다 주당 1.67달러(5.89%) 급락한 26.66달러로 주저앉으며 12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델파이는 이미 지난 3월 초 공시를 통해 내부 회계감사 결과 회계처리에 몇건의 오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2001년 이후 재무보고서를 다시 작성키로 했으며 이 문제에 대해 법무부가 범죄 혐의를 두고 조사를 시작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

저널이 전한 GM의 분식회계 의혹은 두가지다.


먼저 2000년 델파이가 부품 결함 리콜에 대한 책임을 지고 GM에 준 돈을 ‘수익’으로 잡아 세전 이익을 20% 가까이 부풀렸고 이듬해인 2001년에는 델파이에 8500만달러 여신을 제공하면서 실적보고서에 지출로 기록되지 않는 자기자본 감소로 처리함으로써 실제 지출을 줄였다는 것이다.

지난 99년 5월 델파이가 분사한 뒤 GM이 실시한 자동차 리콜에 대해 델파이는 2000년 2억3700만달러를 지불했고 GM은 이 돈을 수익으로 기록했다. 같은해 GM의 3·4분기 재무보고서에는 427억달러 매출에 8억2900만달러 순익을 거뒀다고 기록돼 있다. 델파이가 GM에 지불한 돈은 순익의 19%에 해당하는 액수로 이 덕택에 GM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순익을 보고할 수 있었다.

GM은 분식 의혹에 대해 “델파이가 분사한 뒤 리콜에 대해 책임을 질지 알 수 없어 2000년 3·4분기 이전에 2억3700만달러가 넘는 비용을 GM 부담으로 지출했다”면서 “이후 델파이에서 받은 돈을 수익으로 잡은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저널은 그러나 회계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은 1회성 사건은 별도로 처리하고 공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널은 또 “GM이 2001년 4·4분기에 자기자본 감소로 처리한 델파이 여신 8500만달러는 사실상 델파이에 진 빚을 갚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비용으로 기록하지 않았다”면서 “이 돈이 비용으로 기록됐다면 GM의 순익은 22%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GM 대변인은 이 돈이 델파이 분사로 발생한 퇴직자 연금 미지급분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등 신용평가 업체들은 매출부진 등을 이유로 GM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 직전 수준까지 낮췄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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