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올해 1·4분기 실적은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의 부진과 디스플레이, 휴대폰 부문의 선전으로 요약된다. 일단 D램을 비롯한 대부분 반도체 제품가격 하락 속도가 예상치를 넘어선 점이 단기 주가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적자전환 가능성이 우려됐던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에서 2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가운데 통신 부문이 놀라운 휴대폰 판매 신장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해 중장기 상승모멘텀 여지는 남겨놓았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관건=반도체 부문은 ‘어닝 쇼크’의 정점에 섰다. D램가격이 1·4분기에만 20% 가까이 하락한 것이 원인제공을 했다. 여기에 매출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2 D램 가격마저 최근 하락 속도를 높이고 있어 2·4분기에도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송명섭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의 경우 31%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등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주요 제품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안으로 꼽히고 있는 플래시메모리 부문의 향후 성적이 2·4분기 30% 이상의 영업이익률 유지를 위한 관건이 될 것”이라며 “MP3 플레이어 수요 증가로 낸드 플래시메모리 재고분이 줄어들고 있는 점은 일단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LCD와 휴대폰이 주축을 이루는 통신 부문은 견조한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는 평가다.
LCD의 경우 패널가격 하락 기조 속에 제품 수요가 완연히 살아나고 있고 1·4분기 놀라운 실적을 거둔 휴대폰 부문도 해외시장 판매단가 상승과 신제품 판매량 증가 등은 원화절상이라는 악재마저 상쇄할 재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증권 김장열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으로 플래시메모리, LCD, 휴대폰 부문 등 주요 사업부문의 실적이 예상치를 넘어섰다”며 “이에 따라 반도체 D램 가격의 상승 전환만 뒷받침될 경우에는 2·4분기 실적이 확실히 바닥을 다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50만원 이하는 매력적인 가격대=증권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추세 반전 마지노선인 ‘분기 2조원’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여전히 2·4분기 실적 바닥에 무게를 두며 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50만원 이하의 주가는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매력적인 가격대로 분석됐다.
미래에셋증권 임홍빈 애널리스트는 “2·4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대를 유지하면서 저점 형성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부터 진행된 주요 제품의 단가 하락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반도체 사이클상 하락기가 마무리되고 있어 기존 목표주가 59만원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2·4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밑도는 경우를 가정해도 올 하반기 이후 완만한 회복 추세가 오는 200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부문은 1·4분기에도 유효한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며 “2·4분기에도 글로벌 마케팅 비용 증가와 환율 변수가 있지만 기조적인 상승 추세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 anyung@fnnews.com 조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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