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다시 강도높인 ‘투기와의 전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18 12:51

수정 2014.11.07 19:11



정부가 재건축 분양가를 부풀린 건설업체와 기획부동산업체에 대해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등 ‘부동산 투기와 전면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올 들어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와 경기 분당, 용인 등지의 집값 급등세가 수도권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없지는 않다. 그동안 건설업체와 재건축 조합이 분양가를 과도하게 높게 책정함으로써 일반 분양자에게 부담을 안기고 결과적으로 주변의 집값까지 끌어올리는 부작용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파트 고분양가 제재, 건설업체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가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사실은 인정하더라도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부동산시장의 수급여건과 유통구조를 개선하지 않은 채 수요 및 가격 억제대책만으로는 ‘일시적인 약발’밖에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2003년 야심차게 내놓은 ‘10·29 부동산 종합안정대책’이 보유세를 중과하는 등의 수요 억제책을 담고 있음에도 1년반 만에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치솟는 아파트 분양가를 잡고 부동산 투기심리를 꺾으려면 부동산시장의 고질적인 유통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지방자치단체가 택지 공급권을 틀어쥐면서 택지 공급가격이 높아졌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실제로 이들은 최근 택지개발 예정지구 주민들에게 시가에 가까운 보상을 함으로써 택지 조성비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이른바 ‘땅작업’을 통해 택지를 확보한 뒤 마진을 붙여 건설업체에 넘기는 기형적인 유통구조도 분양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던 것이 사실이다. 부동산개발업체가 끼여들면서 1개 택지에서 복수의 공급 주체가 이익을 챙기는 이중구조가 생겨 분양가를 올리는 부작용을 낳은 것이다.


집값 상승의 주범인 분양가를 근본적으로 잡기 위해서는 공급물량 확대와 함께 택지시장의 유통구조를 경쟁체제로 바꿔야 한다. 우선 민간 건설업체들도 택지를 공급해 공공부문과 경쟁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건설업체들이 직접 땅을 사 자체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민간 부채비율 제한 규정을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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