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특별 인터뷰-정의동 증권예탁원 사장]“선진·국제화 변화 앞장”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18 12:51

수정 2014.11.07 19:11



국내 증권·채권 등 유가증권 시가총액 1200조원을 관리하는 국민재산관리기관인 증권예탁결제원의 정의동 사장(57)이 취임한 지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해 정사장의 취임 일성은 ‘변화’였다. 정사장은 올해도 “증권시장 구조개편 등 직면한 도전과제를 헤쳐 나갈 수 있는 키워드는 변화”라며 “그 변화는 자본시장의 효율성과 이용자의 편익을 높이는 관점에서 설정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증권예탁결제원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중앙예탁결제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수익창출 모색 등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정사장은 “증권시장 관련 제도의 선진화와 국제화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던 취임 당시의 초심(初心)을 잃지 않겠다”며 “대고객 서비스 강화와 경영 효율성 극대화를 통한 예탁결제원의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정사장을 만나 증권예탁결제원의 미래 구상과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경영혁신 차원에서 지난 3월 단행한 조직개편의 의미와 배경은.

▲급변하는 금융환경 변화와 고객의 니즈(Needs)를 반영해 경쟁력을 갖춘 예탁결제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초작업이었다. 외부 경영진단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유사기능 통합 및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핵심인프라를 집중 육성하기 위한 시작이다. 본부제 도입에 따른 성과 위주,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하고 직무 및 기능 중심의 유연한 조직형태 구축을 통해 시장 환경변화에 유기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세계 일류의 증권종합관리기관’을 위한 실천 방안은.

▲우선 고객·경영 부문에서는 고객을 우선으로 하는 열린경영 실천 및 사회적 공헌기능 강화다. 고객군별 특화된 대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대고객 접점채널을 활용한 기업이미지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업무부문에서는 예탁결제서비스의 고부가가치화 및 효율화 추진, 예탁유가증권 담보관리시스템의 체계적 구축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법상 증권결제기구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고 결제방식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해외예탁결제기관과의 협력 및 유대를 강화하고 아시아채권시장(ABMI) 창설을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예탁결제 인프라부문 혁신을 위해 전자증권제도 도입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이나 증권거래법 개정안을 마련해 전자증권제도의 법적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청산·결제기능 통합에 대한 방향과 견해는.

▲청산·결제기능 개편 추진과정에서 선진 사례와 국내 실정을 감안해 국내 증권시장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모델을 채택해야 한다. 현재 한국증권선물거래소와 청산·결제 구조개편 논의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협의 중에 있으며 상반기중 청산·결제기능 개편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예탁결제원은 통합거래소의 코스피시장 및 코스닥시장의 결제업무와 기관간거래, 채권OTC거래, 장외호가중개시장거래 등의 결제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결제규모는 장내시장 180조원(약 10%)에 비해 장외시장(1600조원, 약 90%)의 규모가 훨씬 크다. 거래소의 매매체결 기능과 청산기구의 리스크관리 기능간에는 이해상충이 존재한다. 따라서 거래소에서 청산기능을 분리하는 것은 국제표준(Global Standards)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경우 일부 유럽 국가를 제외하고는 예탁결제원이 청산·결제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청산·결제와 관련 외국은 어떻게 운영되나.

▲세계 각국은 청산·결제기능의 효율적 개편이 자국 증권시장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핵심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청산·결제기능에 대한 정책당국, 이용자 등의 관심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용자의 비용절감과 편의제고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청산·결제 인프라의 정비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홍콩과 싱가포르의 경우 증권·선물시장을 지주회사로 통합해 지주회사내에 거래소, 예탁결제원, 선물 및 옵션 청산기관을 두고 있다. 증권시장의 청산·결제기능은 예탁결제원인 HKSCC(홍콩)와 CDP(싱가포르)가 수행한다. 미국도 증권시장의 청산기관(NSCC)과 결제기관(DTC)을 청산결제회사(DTCC)라는 지주회사로 출범시켜 결제시스템 통합과 담보관리 등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있다.

―소유구조 개편 과제의 처리 계획은.

예탁결제원의 소유구조개편 문제는 예탁결제원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국내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계획의 일환이다. 현재 1200조원의 유가증권을 관리하는 국민재산관리기관으로서 예탁결제원은 업무처리의 공공성 및 중립성이 요구된다. 특정주주가 과도한 지분을 소유하지 않는 이용자 중심의 소유구조로 개편하려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럽의회 등 국제연구단체도 국가별 중앙예탁결제기관의 소유구조를 이용자 중심으로 개편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와 소유구조개편에 관한 논의를 통해 합리적이고 이용자의 권익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는 형태로 소유구조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취임 후 남다른 ‘수익창출’ 등 경영성과를 강조했는데 그 성과는.

▲지난해 간접투자시장부문 펀드 넷(Fund Net) 구축으로 신규수익 창출이 가능해졌다.
이용자들에게는 단일네트워크구축으로 중복투자를 방지하는 등 600억원 절감효과 및 연 1조원의 신규 수익증권담보 수요를 창출했다. 또한 파생상품 등의 담보관리부문 수요기반 확충과 국제예탁결제부문에서 보관기관업무 및 해외 예탁증서(DR) 업무의 확대로 수익창출을 꾀하고 있다.
앞으로도 예탁결제원의 고도화된 시스템을 통해 해외 예탁결제제도 컨설팅 지원 등 신규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정리=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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