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 개편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열린우리당은 18일 당 정책위원회 산하에 행정구역 개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정책기획단’을 설치키로 했다.
한나라당이 지난 14일 ‘지방행정 및 자치제도 개혁특위(위원장 허태열 의원)’를 구성한데 이어 여당도 그에 상응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함에 따라 행정구역 개편 문제가 공론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행정구역 개편은 지방선거는 물론 국가권력기구 개편과 선거구제도 등과 맞물려 있는 중요한 문제인 데다 심도 깊은 연구검토가 필요한 사안이어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행정구역 개편 필요에는 여야가 충분히 공감하고 있어 절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여, ‘1개 특별시-60여개 광역시’ 밑그림=현재 행정구역은 16개 광역자치단체와 234개 기초자치단체로 돼 있다. 계층으로는 2개 자치계층(시·도, 시·군·구)과 1개 행정계층(읍·면·동) 등 3개 계층이다.
교통·통신수단의 발달로 생활권과 경제권이 크게 좁아짐에 따라 일제시대에 획정된 행정구역을 근간으로 한 현재의 지방행정체제도 개편돼야 한다는 지적이 지난 80년대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여야는 ‘자치계층’과 ‘행정계층’으로 이원화된 현행 행정구역 체제를 통폐합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안을 놓고 벌이는 절충은 우리당의 당론이 정해진 뒤 가능할 전망이다.
우리당은 시·도를 없애는 대신 전국을 100만명 이하 규모의 광역지자체 60여개로 재편하는 방향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우리당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18일 열린 제1정조위원회 정책 의원총회에서 “행정기능의 중첩에 따른 비효율성, 중앙과 시·군·구 주민간 의사전달 왜곡 등으로 지방행정 개편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원내부대표는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정책기획단’이 최소한 6개월 이상 활동하게 될 것”이라면서 “실제 행정체제 개편은 2006년 지방선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해 행정개편 논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하고 큰 국정과제여서 각 당과 정치권이 심도있는 논의와 연구 검토를 통해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이 제시한 방안에서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 ‘시·군·구 통폐합, 70여개 시·군으로 개편’=한나라당은 현행 16개 시·도 제도를 폐지하고 235개 시·군·구를 통·폐합, 70여개 시·군으로 전국 행정구역을 개편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
광역시·도를 없애고 시·군·구를 통합, 인구 100만∼200만명 규모의 광역 행정단위로 재편하고 그 밑에 기초 행정단위를 두는 2단계 개편안이다.
한나라당은 내년부터 논의를 시작, 2010년 이전까지 마무리함으로써 2010년 지방선거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행정구역 개편안의 밑그림을 그린 허태열 의원은 “행정구역 개편은 통치체제와 연결되기 때문에 정부의 결단과 국민의 공감대가 필요하다”면서 “2006년까지는 국회 특위와 정부 차원의 위원회에서 공론화를 진행한뒤 2007년 대선에서는 후보들이 행정구역개편을 포함한 개헌 문제를 공약으로 제시, 국민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여당은 서울특별시는 손질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서울시도 권역별로 세분화해 9개의 시로 분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rock@fnnews.com 최승철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