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기업, 천안·아산 공장이전 기피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19 13:01

수정 2014.11.07 19:09



삼성전자 협력업체로 경기도에 본사를 둔 G사의 김사장은 최근 천안·아산지역에 공장을 새로 짓는 문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충남 아산 탕정산업단지의 삼성 LCD생산라인이 본격가동되면서 원활한 납품을 위해 이웃 지역에 공장을 세울 계획이었지만 마땅한 부지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반이 잘 갖춰진 산업단지는 여유 부지가 아예 없고 적당한 곳에 단독부지를 마련하자니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엄두를 낼 수 없는 형편이다.김사장은 하는 수 없이 아산과 이웃한 경기도 평택에 마땅한 땅이 있는 지 수소문하고 있다.

김사장은 “물류비를 아끼려고 삼성단지 이웃인 천안이나 아산지역에 공장을 세우는 게 최선책이지만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은데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농공단지를 찾아보니 부지가 바닥나 있다”고 털어놨다.

충남 천안·아산지역이 공장 이전과 신설을 원하는 수도권 기업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땅값이 하루가 다르게 뛰면서 현지에 공장을 세우려는 기업들이 다른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탓이다.

경부고속철도 개통과 수도권전철 연장 등에 따른 ‘수도권화’에다가 삼성 탕정단지가 들어선 이후 땅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면서 기업유치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들은 천안·아산지역 이전을 포기하고 인접한 경기도 평택이나 안성,충남 공주 등지로 공장용지 물색에 나서고 있다.

현재 천안지역에서 공장설립이 가능한 자연녹지나 관리지역은 30∼40만원선.투기지역지정 이전인 지난2003년 초 10만원대였던 것에 비하면 서너배 오른 것이다.삼성LCD단지가 들어 선 아산신도시 인근 역시 최근 2년 새 3배 이상 오른 평당 50만∼6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업체들이 느끼는 부담은 그 이상이다.도로나 자연녹지 등 부대용지로 빠지는 감보율을 감안하면 실제 사용가능한 부지는 평당 20만원 이상 추가로 오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에 실제 건축비까지 계산하면 평당 120만∼150만원이상 소요돼 재정이 빠듯한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공장신축을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업체 대표는 “공장부지 가격은 보통 평당 20만원 안팎이 적정선”이라면서“평당 40만원 이상인 천안·아산지역에 공장을 지을만한 여력을 가진 업체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탕정단지 TF팀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에게 반경 10㎞이내에 입주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부지선정을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자체 협력업체 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간이 걸리는데다 수용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지방산업단지와 농공단지가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도 업체들의 이전을 어렵게하는 요인이다.

천안.아산지역에는 제1,2,3산업단지 등 모두 11곳의 지방산업단지가 조성돼 있으나 대부분 분양이 완료됐으며 농공단지 11곳도 모두 입주가 끝난 상태다.

이처럼 기업들이 발길을 돌리면서 천안·아산지역 공장설립건수가 급감하고 있다.
천안지역 내 공장 설립건수는 지난 2002년 163건에서 2003년 77건, 2004년 75건 등 절반 이하로 급격히 줄어든 데 이어 올 3월 말 현재 10여건에 머물고 있다.

아산지역은 사정이 더욱 심각해 지난 2002년 220건이던 것이 2003년 178건,2004년 79건으로 크게 줄었으며 올들어서는 단 7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아산시 관계자는 “국토계획이용에 관한법률개정으로 요건이 까다로워 진 것도 공장설립이 줄어든 요인 중의 하나로 볼수 있지만 무엇보다 땅값이 오른 게 가장 큰 원인”이라며 “산업단지를 새로 조성하지 않고는 별다른 해소책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kwj5797@fnnews.com 김원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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