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 경매펀드 시장을 잡아라.’
간접투자상품으로 올 초 첫 선을 보인 경매펀드가 5∼6월께 쏟아질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이 가지고 있는 경매펀드 독점판매기간이 오는 29일로 끝나게 됨에 따라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권에서 경매펀드 출시를 준비중이다.또 때를 같이해 지지옥션을 비롯한 경매 정보 전문업체들도 경매펀드를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지옥션 강은 홍보팀장은 “경매전문업체들이 경매펀드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예정인 만큼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한 회사와 독점적인 제휴를 맺는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이 지난 1월 선보인 경매펀드 1호 상품에는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 1500억원에 이르는 펀드가 순식간에 팔려나가기도 했다. 향후 선보일 경매펀드 역시 풍부한 부동자금과 안정성·소액투자라는 간접투자의 메리트로 투자자 모집은 수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올 한해 경매펀드 시장 규모는 약 3000억∼4000억원선이다. 하지만 경매 전문업체들이 한 금융회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내세우고 있어 경매펀드를 출시하는 회사는 의외로 적을 수 있다.
디지털태인의 이영진 부장은 “경매회사가 서로 다른 금융권과 제휴해 펀드를 만드는 것은 시장 논리상 있을 수 없어 ‘1경매회사, 1금융회사’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이 회사 역시 서울북부지사에서 현대증권과 연계해 경매펀드 1호상품을 출시하긴 했지만 향후 본사에서 경매펀드를 주도해 나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경매펀드가 편입할 수 있는 경매물건의 한계를 바라보는 시각도 상당히 양분돼 있다.
실제로 1월 말 선보인 ‘현대부동산경매펀드 1호’의 첫 경매자산 편입은 출시 2개월 가량이 흐른 지난 4월 초 공매를 통해 매입한 250억원 규모의 미분양 아파트였다.
경매펀드는 펀드 모집액의 40% 이상을 경매나 공매를 통해 6개월 안에 자산으로 편입해야 한다.
법무법인 산하의 강은현 실장은 “1∼2년 동안의 침체된 경제여건으로 경매시장에 물건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경매펀드를 통해 취득할 수 있는 대형 우량 물건은 의외로 적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부 물건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낙찰을 위해 입찰경쟁을 하다보면 취득원가가 높아지고, 운용비용이 증가해 원하는 수익률을 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상품개발팀의 박만순 대리는 “경매펀드는 입찰에 나오는 물건 취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경매개시결정이 떨어진 초기 단계의 물건을 매입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에 소위 ‘먹을 것이 없다’는 평가는 잘못됐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당초 1호에 이어 2∼3호를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1호 상품이 활성화되고 난 뒤 후속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대우증권, 대한투자신탁운용도 현재 경매펀드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bada@fnnews.com 김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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