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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車정비수가 ‘갈지(之)자 행정’/조석장 금융부 차장

조석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19 13:01

수정 2014.11.07 19:07



보험사가 자동차 정비공장에 지급하는 정비수가(요금) 조정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자동차정비업계, 손해보험업계, 건설교통부 사이에서 4개월여에 걸친 협상은 아직도 난항을 겪고 있다. 정비수가 조정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기자는 ‘갈지’(之)자 행정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003년 8월 의원입법으로 제정된 ‘자동차손해배상보상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비수가를 둘러싼 갈등이 표출되자 정부가 적정한 정비수가를 공표토록한 것이다. 이 법률을 근거로 건교부는 연구 검토를 마친 뒤 지난해 8월 산업관계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했다.
용역비는 3000만원에 불과했다. 3000만원에 불과한 용역결과는 ‘부실’을 예고하고 있었다.

산업관계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최초보고서를 통해 정비업체 등의 의견을 반영, 현재 1시간당 1만5000원하는 수가를 2만8000원으로 올리는 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시민단체가 2만8000원으로 올릴 경우 보험료가 현행보다 약 13%나 인상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손해보험업계도 국세청과 노동부 등의 자료를 근거로 난색을 표명하자 건교부는 용역결과를 ‘슬쩍’ 수정해 1만7000∼2만8000원의 안을 다시 내놓았다.

정확한 근거를 갖춰 공정가를 제시해야할 건교부는 그저 양업계의 이해관계를 두루뭉수리하게 포괄한 타협안을 제시, 오히려 문제를 더욱 꼬이게 한 것이다. 정책조정의 중심에 서야할 정부가 오히려 업계에 끌려다니며 모양새를 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욱이 건교부는 물가 등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 등과의 정책협조도 사실상 ‘방기’하고 있다. 건교부가 정비수가와 관련, 재경부와 협의한 것은 정비수가 조정이 물가지수 항목에 포함되는냐는 질의가 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정비수가 인상은 보험료인상으로 이어지며 물가와 서민가게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에 단순히 자동차 정비업계와 손보업계의 ‘이해다툼’으로만 보기도 어렵다.

건교부는 지금이라도 정비수가 제정의 원천자료를 공개해 투명한 행정능력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이것이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한 건교부가 풀어야 할 과제가 아닌가 한다.
또 보험수가 인상은 일반 자동차정비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서민가게의 ‘주름살’을 더욱 깊게 할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정비업계의 요구대로 수가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면 단계적인 인상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업체간 갈등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도 단일가격을 공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seokja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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