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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등 호조,그러나 “아직은…”

이영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19 13:01

수정 2014.11.07 19:07



“물가든, 외환이든, 경제성장률이든, 실업률이든 모든 측면에서 한국 경제는 완전히 회복됐다”(지난 17일 노무현 대통령, 터키 이스탄불 한·터키 경제인 오찬에서)

“내수는 회복 모멘텀 찾지 못하고, 수출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으며 투자는 내년쯤 개선될 것으로 보여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 수준을 밑돌 것이다.”(경제 전문가들)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경제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장담했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확연한 차이가 나는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지표만 놓고 보면 성장률은 내수 위축과 수출증가율 둔화로 감소세가 불가피하며 실업도 개선조짐이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또 고용은 지난해에 비해 30% 수준으로 떨어졌고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가격 폭등과 환율하락도 우리경제에 ‘먹구름’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극히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회복 모멘텀 찾지 못하는 ‘내수’=전문가들은 대체로 내수 회복이 당초 예상과 달리 부진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박사는 19일 “최근들어 내수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속 가능성 여부는 두고봐야 한다”면서 “아직까지 (내수) 회복 모멘텀을 확실하게 찾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상무도 “소비는 아직 마이너스 상태이고 고용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으며 지표 호전도 없다”고 전제한 뒤 “현재로서는 경기가 살아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내수경기는 지난 2년간 부진을 면치 못했던 민간소비가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으나 그 속도는 완만한 편”이라며 본격적인 내수회복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 호조속 건설투자는 ‘부진’=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건설투자 역시 올해는 부진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관련 선행지표들이 반전하고 있어 올해 하반기부터는 건설투자가 회복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현재까지는 장기 침체국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거시경제팀장은 “설비투자는 다소 개선여지가 있지만 건설투자는 당분간 부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재경부는 지난 2003년 4·4분기 이후 건설수주 등 선행지표 감소세가 시차를 두고 건설기성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할 때 건설투자는 당분간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했다.

◇고용 불안속 청년실업 급증=통계청에 따르면 올들어 1∼3월중 취업자 수는 총 42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141만명보다 100만명이나 줄어들었다.

또 3월중 실업률은 3.9%로 전달에 비해서는 0.1% 하락했지만 지난 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오히려 0.1% 상승했다. 특히 3월 실업률만 놓고 보면 지난 2001년 3월 4.8%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도 8.5%를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용여건이 다소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인 상황은 앞으로 2∼3개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역시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유가급등과 환율하락 ‘복병’=KDI는 최근 경제전망 자료를 통해 유가급등과 환율하락이 우리 경제에 줄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KDI는 이 자료에서 환율하락과 유가상승은 모두 경상수지 및 국내총생산(GDP)을 축소시키는 요인이지만 환율하락이 내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데 비해 유가상승은 내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KDI는 환율이 5% 하락하고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GDP는 0.48%, 경상수지는 76억6700만달러가 각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더해 세계경제 성장률도 0.1%가 하락하면 GDP는 0.58%가 감소하고 경상수지는 77억9200만달러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특히 올들어 유가가 20%가량 올랐다며 이는 국내 GDP성장에 1%내외의 구매력 감소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5%가량의 환율하락도 기업 영업잉여(2000년 기준)를 0.2%가량 감소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올 성장률, 지난해 수준 못 미칠 듯=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 수준(4.6%)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우리경제가 상반기에 경기가 바닥을 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연간 성장률 전망을 4%로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정부의 목표치 5%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배상근 박사는 “경기회복 기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꾸준한 회복세를 이끌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고 평가했고,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도 “1·4분기에는 2%대의 저성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들이 밝힌 올해 성장률은 LG경제연구원 4.3%(수정치), KDI 4.0%, 한국경제연구원 4.1%, 한국금융연구원 4.6%, 아시아개발은행 4.1%, 골드만삭스 4.5% 등으로 거의 대부분 지난해 수준을 밑돌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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