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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전문저자 공동집필]“㈜대한민국 경제의 脈을 짚겠다”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20 13:01

수정 2014.11.07 19:06



출판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외국 출판물 수입은 심각한 수준이다. 다른 분야에 비해 무역역조 현상이 두드러지며, 그 중에서도 경제·경영서적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에서 출간되고 있는 경제·경영서적의 경우 95% 이상이 외국의 경제이론이나 경험을 단순히 번역·소개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고 경제환경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국내 출판사들은 서로 앞다투어 외국의 시각을 여과없이 그대로 국내의 비즈니스맨들에게 전달해온 셈이다.

이 같은 현실을 안타까워 하며 반란을 시도한 무리들이 있다. 바로 국내 경제·경영서적의 저자들이 모여 만든 BBC(회장 김민주·리드앤리더 대표)가 화제의 주인공들이다.
BBC는 사실 ‘Biz Book Writer’s Club’의 약자로, 우리의 시각에서 소화해낸 ‘신토불이(身土不二)’ 경제·경영이론으로 주식회사 대한민국 호(號)를 이끌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탄생했다.

여러 모임 가운데 BBC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적어도 이 모임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한 권 이상의 경제·경영서적을 쓴 경험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입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한번 회원에 가입하게 되면 비즈니스 전문가로서 공동의 작업을 통해 ㈜대한민국에 필요한 신토불이의 경제·경영이론을 만들게 된다.

김민주 회장은 “한 나라의 지식문화 역량을 총괄하는 출판은 다른 어떤 제조업 분야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출판시장은 얼굴을 들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외국서적의 수입현상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지요. 그래서 뜻이 맞는 경제·경영서적의 필자들이 모여서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신토불이 경제·경영이론을 만들어 보자고 이 모임을 결성했습니다”고 밝힌다.

처음에는 우리의 현실에 맞는 이론이나 경험의 개발이 목적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철강, 조선, 반도체, 휴대전화 등 우리 산업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게 목적이다. 말하자면 우리도 지식의 수입국에서 세계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지식을 창출하는 지식의 수출국으로의 탈바꿈이 최종 목표인 셈이다.

20일 현재 BBC에 가입한 회원은 모두 71명. ㈜리더앤리더의 김민주 대표를 비롯해 곽해선(경제교육연구소 대표), 김동범(보험사랑 컨설팅 대표), 김상일(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영한(마케팅MBA 대표), 김진배(유머개발교육원 원장), 신완선(성균관대 시스템공경영공학부 교수), 여준상(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조운호(웅진식품 CEO), 조영탁(휴넷 대표), 최준철(VIP투자자문 대표), 한근태(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황상민(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김의경(동국제강 전략경영실 과장), 이종선(이미지 디자인 컨설팅 대표), 오익재(한국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유혜선(서비스&마케팅 원장), 유지은(한국능률협회출판 기획팀), 황윤정(쇼핑몰창업컨설턴트), 하영목(㈜스타코칭 CEO), 박미란(경쟁지식컨설팅㈜ CEO), 심재우(시너지 컨설팅 대표), 주성엽(현대카드 신판마케팅 과장), 김선기(블루트레이드 대표), 김도연(와일드콘텐츠 대표) 등이 주인공들이다.

BBC가 앞으로 펼칠 사업은 크게 두 가지. 외국처럼 공동의 작업을 통해 저서를 펴내는 일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사실 국내에서는 전문가들끼리 다양한 의견을 피력하고 토론하며 저술한 수준높은 공저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학문의 벽을 넘나들며 학제간 토론하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데다가 어떤 분야에서 탁월한 식견을 보이는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영화 한편이 끝나더라도 한국영화는 스태프로 참여한 전문가가 10여명에 불과하지만 외국영화는 5배 이상이나 많은 것도 이를 반증한다.

“좋은 책을 내기 위해서는 먼저 학문 상호간에 상호협력을 해야 합니다. 정보화 사회의 지식은 단순히 한 분야의 지식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지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토론하다 보면 새로운 틈새를 발견할 수 있고 그 틈새에서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소프트한 전략이 나옵니다.”(하영목)

BBC에서 작업중인 공동저작물은 ‘경영의 최전선을 가다’(가제). 오늘날 화두가 되고 있는 지식경영을 비롯해 경영의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50여가지의 최신 토픽을 정리함으로써 경영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용 지침서를 오는 6월말쯤 선보일 계획이다. 집필을 위해 BBC회원은 물론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위촉, 외국의 경제·경영서적에 비해 손색없는 책을 준비중이라는 게 김도연 총무의 설명이다.

BBC가 야심차게 준비하는 또 하나의 사업은 ‘비즈니스 서적 읽기 캠페인’. ‘Biz Book Campaign’으로 명명된 이 캠페인은 회사원이나 공무원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경제·경영지식을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현대인의 삶은 그 자체가 비즈니스마인드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원이나 공무원을 제외하면 학생이나 주부들은 비즈니스 서적을 멀리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우리 경제가 2만불을 넘어 3만불의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와 경제를 읽는 안목이 필수이지요. 국민들의 경제지식 총량을 높여야 겠다는 생각에서 이 캠페인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김민주)

성장과 분배의 갈림길에서 뒤뚱거리는 한국 경제에 대해 BBC회원들은 다음과 같은 처방을 내린다. “우리 경제에 대해 낙관하면서 기업과 정부간에 신뢰관계가 형성돼야 합니다.
과거에는 외국학자들이 한국인에 대해 ‘너무나 낙관적이다’고 비판했는데, 요즘에는 오히려 ‘한국인은 너무나 비관적이다’고 말합니다. 정부가 기업인들의 투자의지를 북돋워주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정책을 이끌고 나가기 때문이지요. 하루빨리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회복이 한국경제의 살길입니다.


/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사진설명

경제경영저자들의 모임 BBC 회원들이 지난 19일 여의도 증권사 거리에서 자신들이 쓴 저서를 들고 ‘한국경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른쪽에서 여섯번째가 BBC 김민주 대표. /사진=박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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