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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펀드를 찾아서]범현대그룹株 50%이상 투자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21 13:01

수정 2014.11.07 19:04



현대증권이 펀드가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현대’라는 이름을 내걸고 다시 ‘바이코리아’ 열풍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사실 지난 99년 바이코리아펀드 이후 증권사들이 자체 출시한 주식형 펀드는 대체로 흐지부지 됐다. 2000년 이후 장이 활기를 띠지 못했던 것도 이유지만 눈길을 끌만한 상품이 부족했던 탓도 크다. 현대증권 역시 이렇다 할 자체 펀드를 기획해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른 모습이다.
최근 증시가 조정을 받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올해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다양한 스타일의 주식형 펀드를 현대증권이 공격적으로 준비 중이다. 운용사의 펀드상품을 판매하는 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주식형 펀드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바이코리아펀드 이후 6년 만이다.

현대증권이 직접 기획한 주식형 펀드 1호는 지난 18일 출시된 ‘현대 히어로펀드 1탄-영웅시대’다.

‘영웅시대’ 이름은 지난달 종영한 MBC드라마 ‘영웅시대’에서 모티브를 땄다. 당시 드라마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일대기와도 깊게 연관돼 있었다. 펀드 이름에 ‘현대’ 브랜드가 들어간 것도 이번이 처음. ‘현대 히어로펀드’는 ‘영웅시대’ 후속으로 올해 총 6종이 시리즈로 나올 예정이다.

‘영웅시대’는 일단 주식에 60% 이상을 투자하는 성장형과 주식에 30% 이하를 투자하는 안정형 두가지다. 두상품 모두 주식투자 범위내에서 범현대그룹주에 50% 이상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우량주에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이 상품에 관심을 둘 만한 것은 상장된 현대그룹 기업 대부분이 계열분리 이후 기업지배가 꾸준히 개선되면서 투명성이 높아진 덕분에 올해 강력한 턴어라운드가 예상되고 있다는 대목이다.

실제 현대그룹주에 속하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현대상선, INI스틸 등은 올해 엄청난 실적개선이 점쳐지는 알짜주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에 대해 최근 5년 동안 지속적인 구조조정에 힘입어 수익률을 기대해볼만 하다는 견해다.

현대그룹주의 최근 5년간 수익률도 나쁘지 않았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상선, 현대중공업,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산업 7개종목의 최근 5년간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지수화해 종합지수와 비교한 결과 이기간(2000년1월 대비 2005년3월) 종합지수는 마이너스 6.98%를 보였지만 7개종목의 수익률은 84.51%에 달했다.

펀드 출시, 판매와 관련된 일련의 작업도 주목할만했다. 펀드 출시일을 18일로 잡은 것은 고도의 시장조사를 거친 결과였다는 후문이다. 펀드 출시 준비는 이미 지난 3월초 사실상 끝났지만 당시 주가지수가 너무 높아 섣불리 시장에 상품을 내놓을 수 없었던 것이다. 대략 4월 중후반을 단기 저점으로 예상하고 이달초 18일을 출시일로 못을 박았다. 결국 예상은 기대 이상으로 적중, 이날은 종합주가지수가 미국발 어닝쇼크로 11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930선이 붕괴된 날이었다.


앞으로 매달 펀드전략회의도 있을 예정이다. 운용을 맡은 와이즈에셋과 현대증권 마케팅팀, 투자전략팀, 리서치 산업분석팀, 포트폴리오팀 담당자들이 일제히 머리를 맞대 최근 시장동향과 고객스타일 등을 분석하며 정보를 교환할 계획이다.
현대증권측은 앞으로 최소 3개월 안에 500억원의 수탁고를 채울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 jins@fnnews.com 최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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