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슈퍼슈퍼마켓-슈퍼마켓 격돌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21 13:01

수정 2014.11.07 19:03



‘SM(슈퍼슈퍼마켓)이냐 SM(슈퍼마켓)이냐.’

대형 유통업체들이 슈퍼마켓사업에 잇달아 진출하면서 판이한 점포규모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이들의 승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GS수퍼마켓과 롯데수퍼가 “대형슈퍼라야 살아남는다”며 400평 전후의 대형점포만 고집하고 있는데 반해 홈플러스는 “슈퍼마켓 경쟁력의 핵심은 접근성”이라며 200평 전후의 중형점포전략으로 대응하고 나선 것.

업계 선두주자 GS수퍼마켓은 SSM 즉, 300평 이상의 대형 슈퍼마켓으로 방향을 잡았다. GS 관계자는 “과거 주로 지하에 있던 소형 슈퍼들은 할인점이 들어오면서 거의 다 죽었지만 1층에 위치한 대형 슈퍼마켓은 인근에 할인점이 들어와도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대형 슈퍼마켓이라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할인점의 강점인 ‘다양한 상품 진열’과 슈퍼마켓의 강점인 ‘접근성’을 모두 갖추기 위해선 대형 슈퍼마켓이 최선이라는 주장이다. 평당 효율성도 대형이 중소형보다 1.5배 정도 높다는 주장이다.

이에따라 GS는 올해 13개의 SSM을 전국 각 지역에 출점한다는 목표아래 부지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롯데수퍼는 지난해 인수한 한화스토어 25개 점포 가운데 16개가 SM이다. 그러나 앞으로 출점하는 점포는 모두 SSM으로 만들 예정이다. 롯데수퍼 관계자는 “상품구색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게 SSM으로 가는 가장 큰 이유”라며 “여기에 규모대비 매출이 높은 것도 중요한 이유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올해 서울경기지역에 6개, 중부이남에 6개의 SSM을 출점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도 최근 계열사인 한국물류를 통해 대형 슈퍼마켓인 SSM에 진출할 뜻을 밝혀 대형 슈퍼마켓 출점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반면 홈플러스 수퍼 익스프레스는 300평 이하의 SM을 고집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슈퍼마켓은 틈새시장인만큼 차별성이 필요하지만 SSM은 할인점과의 구분이 모호하다”며 “슈퍼마켓의 최대강점인 접근성을 살리려면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소형점포를 출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SSM과 같은 대형매장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출점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상품구색은 SM으로도 충분하다는 것.

특히 테스코는 슈퍼사업에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전문업체여서 대형 대 중형의 한판승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할인점을 제대로 출점하지 못한 서울경기지역에 올해 중 15개의 SM을 집중 출점할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단 대세는 대형 슈퍼마켓으로 굳어지고 있지만 홈플러스의 경우 셀프매대(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고르는 매대) 등으로 높은 효율을 내고 있어 뚜껑을 열어보기 전엔 어느 일방의 우위를 점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숭실대 경영학부 안승호 교수는 “국내의 경우 슈퍼마켓 체인이 아직 발달하지 않았기때문에 SSM과 SM 모두 나름의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padet80@fnnews.com 박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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