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출산휴가 급여 정부부담 늘려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22 13:02

수정 2014.11.07 19:01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내년부터 여성근로자의 출산 전후 휴가기간 임금 전액을 고용보험과 정부 예산에서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출산 여성근로자는 최대 400여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자연유산을 했거나 사산한 여성근로자의 45일간 휴가급여도 고용보험에서 부담한다. 출산 여성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하고 저출산 문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재원 조달을 사실상 고용보험에만 떠안기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산전 산후 휴가급여의 경우 현재 90일분의 임금 가운데 30일분은 고용보험에서 부담하고 60일분은 사업주가 지급하도록 돼 있다.
이를 앞으로는 고용보험이 전액 지급하고 그 재원을 근로자와 고용주가 월급의 0.45%씩 내는 고용보험료로 충당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300인 이하 사업장의 여성근로자에게 출산 전후 급여가 지급되는 내년에 1100억원, 대기업으로 확대되는 오는 2008년부터는 약 2000억원의 추가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는 점이다. 기업의 부담분까지 고용보험이 전부 떠맡는데다 추가 비용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수입과 지출이 빠듯한 고용보험기금이 적자로 돌아서는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한 이치다.

얼핏 출산 전후 여성근로자들의 권익을 증진하면서도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좋은 방안이라는 당정의 설명이 타당성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금 들여다 보면 기업 입장에서는 ‘주머니 돈이 쌈짓돈’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정부는 일반회계에서도 출산 여성근로자 임금의 일부를 부담하겠다고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지난해 일반회계에서 고용보험에 할당된 금액이 20억원에 불과한 것만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고용보험기금의 대부분을 기업이 부담하는 현실에서 기금의 적자전환분을 결국 기업과 근로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보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긴데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다.

오는 2030년까지 복지분야의 재정지출을 지금보다 두배가량 늘린다는 정책방향에 맞춰 출산 여성근로자의 휴가급여 대부분을 정부가 부담할 수 있도록 예산에 구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가 현안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육아비나 교육비를 경감하는 방안이 최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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