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HSBC 한국법인 세운다

홍순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25 13:02

수정 2014.11.07 18:56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국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HSBC는 한국법인을 세운 뒤 영업망을 대폭 확충해 도소매 금융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토종은행들과 피를 말리는 ‘대전(大戰)’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HSBC측은 최근 금감원에 법인설립을 위한 법적 절차와 준비사항 등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감독당국으로서는 HSBC의 법인인가에 제동을 걸 특별한 사유가 없다”며 “HSBC가 법인을 세우면 국내법을 적용받는게 돼 오히려 관리감독이 손쉬워지는 측면이 있다”고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HSBC가 국내에 법인설립을 추진하는 이유는 국내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거점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현행 국내법은 외국은행이 신규지점을 설립할 때 자본금 한도 조항을 적용하고 있어 점포 수를 확대하는데 사실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영업활동에 있어서도 지점으로는 아무래도 토종은행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법인으로 전환할 경우 주주만 외국인일 뿐 국내은행과 동등한 대우를 받게돼 ‘토착화’가 가능해진다. HSBC는 법인설립이 마무리되면 현재 8개에 달하는 지점수를 30개로 대폭 늘려 대대적으로 영업전면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외환은행과 LG카드 등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데도 법인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제일은행 인수에 고배를 마신 HSBC로서는 일단 자체 영업망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외환은행 인수전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라며 “이를 위해 법인 설치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HSBC는 자산규모 세계 2위 은행으로 특히 프라이빗뱅킹(PB)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관록있는 은행이다.

따라서 HSBC가 영업을 본격화 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은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HSBC는 지난해 한국에서 8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2위인 SCB(350억원)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외국계 은행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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