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EU도 中 섬유수출 제동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25 13:02

수정 2014.11.07 18:56



유럽연합(EU)이 미국에 이어 중국산 섬유제품에 대해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는 EU와 미국의 섬유산업 보호주의 정책을 비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25일 EU 집행위원회가 급증하는 중국산 섬유 수입에 대처하기 위해 9개 중국산 섬유 제품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EU가 유로권 내 섬유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취한 첫번째 조치라고 타임스는 말했다.

집행위가 조사할 품목은 스타킹, 양말, 블라우스, 티셔츠 등 9개 품목이다. 이들 품목의 수입은 올 1·4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4% 늘어난 11억유로(약 14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EU는 조사 결과를 분석해 앞으로 60일 안에 중국에 섬유수출 증가율을 연간 7.5%로 줄이도록 요구할 수 있다. 중국이 이 규제를 지키키 못하면 150일 안에 섬유류에 대한 수입제한조치를 취할 수 있다.

피터 만델슨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중국산 섬유 급증에 대한) 사실이 정확히 판명된다면 섬유수입 제한조치를 발동하겠다”고 말했다.

만델슨 집행위원은 이어 “중국은 이미 자발적으로 행한 제한조치가 충분한지 다시 검토하고 더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고민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U의 주요 섬유 생산국들은 조사항목을 20개 이상으로 늘리고 집행위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수입제한 조치를 내려주길 바라고 있다.

마누엘 핀호 포르투갈 재경장관은 “EU 섬유생산국들은 신속히 조사해야 할 중국산 섬유제품이 20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조사에 9개월이 더 걸릴 수도 있는 만큼 조속히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입장은 프랑스와 포르투갈 등을 포함한 12개국이 지지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지난 4일 중국산 섬유류 수입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조지 부시 행정부는 150일 안에 수입쿼터를 다시 부과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1·4분기 중국산 섬유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29%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WTO는 미국과 EU의 섬유산업 보호주의 정책이 너무 이르다고 비난했다.


수파차이 파닛차팍 WTO 사무총장은 “급증하는 중국산 섬유에 대해 미국과 유럽이 제한조치를 취하는 것은 지나치게 이르다”며 “이들 국가가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파차이 총장은 “섬유수입 쿼터가 사라진 지 몇 개월밖에 안된는 데다 지금은 그 영향을 정확히 알 수 없다”며 “미국과 EU는 보호주의정책을 펴기 전에 최소 1년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섬유업체들이 조사로 인해 무거운 처벌을 받아선 안된다”며 “미국과 유럽 섬유업체들은 대책도 없이 불평만 늘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