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백화점 해외물산전 보기 힘드네”

김시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26 13:02

수정 2014.11.07 18:54



한동안 높은 집객률과 짭짤한 매출로 인기를 끌었던 백화점들의 ‘해외물산전’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해외물산전’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세계 각국의 전통 상품과 문화행사가 곁들여진 대표적인 마케팅 행사였다. 하지만 백화점 고급화와 해외여행 증가로 외국의 고급 상품 접촉 기회가 많아지면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올해는 자취조차 찾기 힘든 실정이다. 대신 정교한 타깃마케팅이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01년 스페인 관광청·상공회의소 후원으로 연 ‘스페인 대전’이후 이렇다할 대규모 행사를 하지 않고 있다.
점별로 ‘프랑스 대전’·‘이태리 대전’ 등을 열었지만 전점 규모 행사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현대백화점도 올해는 5월 중 무역센터점의 ‘싱가폴 페어’가 전부다. 그것도 상품과 연계한 대규모 행사 대신 여행상품·풍물소개 등에 주력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까지 연간 4차례 정도 ‘영국물산전’·‘프랑스대전’ 등 해외명품대전을 열었지만 올 들어서는 명품관 에비뉴엘 오픈으로 명품 라인업이 대폭 강화되면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해외물산전’의 퇴조는 행사 자체의 ‘희소성’과 ‘화제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 백화점 상품 고급화로 외국 유명상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됐고 해외여행 증가에 따라 외국 현지에서 이들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빈도가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늘면서 그동안 백화점 해외물산전에서 선보였던 낯선 상품들이 더이상 새롭지 않게 됐다”면서 “해외물산전에서 취급하는 대다수의 중저가 상품이 백화점 MD 고급화와 맞지 않는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 마케팅 전략도 변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행사에서 정교한 타킷 마케팅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것.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최근 VIP고객을 대상으로 한 ‘트렁크 패션쇼’나 ‘보석행사’·‘와인시음회’ 등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혼수고객 대상 소규모 보석행사와 패션 신상품 출시에 맞춰 고객 초대회 및 트렁크 패션쇼 등을 기획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이색페어’ 개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본점에서 열었던 ‘모로코 페어’가 대표적 예. 상품일색에서 탈피해 상품과 문화를 결합한 첫 사례다. 웰빙과 건강 트렌드에 맞춰 ‘허브페어’나 ‘에버그린 페어’ 등을 선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갤러리아 명품관 EAST의 PSR(Personal Shopper Room)에서는 8∼10명 내외의 VIP고객을 대상으로 한 ‘미니 패션쇼’로 승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만 14회에 걸쳐 명품 릴레이 패션쇼를 진행한바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들은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하는 행사보다는 타킷이 분명하고 그에 따른 효과도 분명한 소규모 행사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 sykim@fnnews.com 김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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