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제6회 서울국제금융포럼]인터뷰/이상건 하와이대 교수

홍순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27 13:02

수정 2014.11.07 18:51



“퇴직연금은 자본시장을 한 단계 도약하게 하는 차세대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미국의 연금사업’이라는 주제로 28일 발표에 나서는 이상건 하와이대 국제금융학 교수는 연금이 미래의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교수는 “미국의 경우 퇴직연금 규모가 지난 2003년 기준 12조달러에 달한다”며 “기업과 보험업계, 뮤추얼펀드 등이 이를 잘 활용할 경우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 효과는 실로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에도 아직 퇴직연금의 활용 가치에 대해 그리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못하다”며 “문제는 연금에 대한 구태의연한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퇴직연금이라고 하면 봉급생활자들이 매월 일정 금액을 봉급에서 떼놨다가 은퇴 후 조금씩 받아가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교수는 “이같은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에 정부도 기업도 피고용자들도 손을 쓰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정부가 먼저 움직여서 제도적인 틀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경우 오는 2017년 퇴직연금의 재원이 마르기 시작해 오는 2040년쯤에는 바닥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평균 노동시간은 줄어드는 반면 노령자층은 증가해 결국 퇴직연금의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교수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1960년대 미국 남자의 평균수명은 73.1세였으나 2002년에는 79.9세로 7세 가량이 늘어났다. 반면 평균 퇴직연령은 지난 1950∼55년 68.5세였으나 1995∼2000년에는 62.6세로 6세가량이 줄어들었다.


그는 한국의 퇴직연금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처럼 전적으로 정부가 책임지는 역할모델을 버리고 각 금융기관과 사업을 분담하는 구조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노동자에게 세금우대 등의 혜택을 부여해 연금에 가입하게끔 동기를 부여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교수는 “지금부터 제도 마련에 나서도 최소한 5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며 “각계 기관과 많은 대화를 통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