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고수의 재테크 전략]박은용 동부증권 파생영업팀 부장…매매원칙 지켜야 성공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28 13:02

수정 2014.11.07 18:50



선물투자는 증거금이 15%만 있어도 되기 때문에 약 7배에 가까운 레버리지(승수효과)가 발생한다. 수익이 발생해도 7배, 손실이 발생해도 7배가 되는 셈이다. 만약 투자자가 1억원의 주식을 사서 주가가 10% 올랐다면 10%의 수익을 올린 것이 되지만 선물 1억원을 매수하면 거래대금의 15%인 1500만원 증거금만 납부하면 되므로 66%의 수익률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선물투자에는 전문적인 지식이 수반돼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대박’에 눈이 멀어 무작정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특히 주위에서 누군가 선물로 큰 재미를 봤다는 얘기라도 들리면 투자자들은 더욱 용감해지기 일쑤다.

선물투자는 제로섬 게임이다.
누군가가 손실을 봐야 내가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수수료를 무시한다면 돈을 벌 수 있는 확률은 50%라고 할 수 있다. 선물투자는 큰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돈을 벌 기회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이는 물론 돈을 잃을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는 법이다.

국내 선물시장이 제자리를 찾기 시작한 지난 98년 이후 줄곧 일선에서 선물투자를 담당해온 동부증권 파생영업팀 박은용 부장으로부터 선물을 통한 재테크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매매원칙을 지켜라=박부장은 “투자자에게는 성공이 보장되지 않으므로 안정적인 투자가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며 “손실구간과 이익구간을 설정한 뒤 이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선물투자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일확천금은 아니지만 꾸준한 수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시장 방향을 맞추는 적중률이 50%라고 가정해보자. 0.3%의 손해를 볼 때는 손절매를 하고, 0.5%의 수익률에서 이익실현을 한다고 하면 하루 10회를 거래할 경우 1.0%의 수익률, 6회를 거래할 경우 0.6%의 수익률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겨우 0.6%냐’고 반문할 지도 모르지만 이를 한달(20거래일)로 단순계산하더라도 수익률은 12%에 이른다. 여기에 적중률 50%를 적용한다 해도 손해볼 일은 없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문제는 일반투자자들이 이처럼 간단해 보이는 매매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데 있다. 수익률이 스스로 정해놓은 기준에 다다르면 더 올라가길 기다리며 이익실현을 주저하고, 결국에는 손해를 보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것입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매매원칙을 정하고 스스로 그 매매원칙을 지키는 것이 수익을 최대한으로 높일 수 있는 성공의 열쇠가 됩니다.”

박부장은 이와함께 “만기까지의 시나리오를 생각해 두는 것이 좋고 그 시나리오대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투자기간 역시 변경하려 하지 말고 당초 목표했던 투자기간 내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시장흐름에 순응하라=선물투자에서는 시장의 추세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스스로 시장의 추세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추세에 따라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투자를 하는 시점에 시장이 상승추세에 있는지, 하락추세에 있는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박부장은 ‘메이저 포지션에 맞서지 말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괜한 고집을 부리다가는 손해만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장흐름을 예측해 포지션을 먼저 설정합니다. 그리고 매일의 시황을 예상한 다음, 한 방향 거래를 선택하는거죠. 그러나 메이저 포지션의 방향이 자신이 당초 생각했던 것과 달라 첫 거래에 실패할 경우 가급적 매매를 자제하고 차라리 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통상 오른다고 봤을 때는 매수우위로, 내린다고 봤을 때는 매도우위로 방향을 정하는데 투자자들이 오르는 것도 먹고, 내리는 것도 먹으려고 달려들어 2중·3중으로 깨지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다.

박부장은 또 “선물이 쉽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종종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선물은 시장 전체를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의 흐름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린 뒤 매매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주식보다 훨씬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물투자는 ‘돈 벌기 게임’이 아니라 ‘생존 게임’입니다. 주식은 부도가 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생존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선물은 증거금 이상으로 베팅이 가능하기 때문에 항상 생존이 문제가 되죠. 살아남는다면 언제든 대박의 기회는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는 이와함께 “선물투자에서 승자가 되려면 외국인들의 매매를 분석하는데 좀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투자자별 매매동향에서 외인포지션에 대한 정확한 자료제공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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