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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노동당 집권 유력한 英총선/안병억 런던특파원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28 13:02

수정 2014.11.07 18:50



오는 5월5일 총선을 앞둔 영국 정가에서는 치열한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다.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제1 야당인 보수당을 8∼10% 정도 앞서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노동당의 승리가 유력하다. 지난 97년 집권한 블레어 총리는 2001년 재집권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기면 역사적인 3선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노동당과 보수당의 주요 공약을 살펴보자.

노동당은 집권 8년 동안 영국 경제가 산업혁명 이후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음을 강조하며 ‘후퇴가 아닌 전진하는 영국’을 선택하자는 모토를 내세웠다.
올해 영국은 3%가 넘는 성장이 예상된다. 독일이 1%에 못미치는 저성장과 넘쳐나는 실업자로 곤경에 빠져 있는 것과 비교하면 훌륭한 성적이다. 노동당은 성장을 바탕으로 의료보험과 공교육 투자를 늘리며 자녀수당 인상 등 피부에 와닿는 내용을 공약으로 걸고 있다.

보수당은 대폭적인 감세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제1 공약으로 40억파운드(약 7조6400억원) 규모의 세금을 줄여주겠다고 발표했다. 공무원 100만명 가운데 23만여명을 줄이고 공기업 168개사를 없애 재정을 절약하면 소득세 등을 인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확충된 정부 재정은 의료보험과 공교육 등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08년까지 의료보험에 대한 투자를 21%, 교육에 대한 투자를 13%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야심찬 감세안에 대해 노동당은 물론 전문가들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먼저 전체 공무원의 4분의 1을 줄인다는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 공기업 폐지도 계획대로 될지 의문이다. 재정 확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의료보험과 공교육에 대한 투자를 계획대로 늘리려면 오히려 세금을 더 거둬야 한다.

벌써부터 공무원 감축에 대한 반발이 일고 있다. 공무원 노조 대변인은 “공공부문 서비스 개선을 외치는 보수당이 공무원의 4분의 1을 줄이고 어떻게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보수당의 이민 관련 공약도 여론과 노동당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마이클 하워드 당수는 유엔 난민규약에서 탈퇴하고 이민할당제(쿼터)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술 더 떠 난민의 지위가 확정될 때까지 난민신청자를 영국이 아닌 외국에 수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보수당은 노동당이 느슨한 이민정책을 실시하는 바람에 좁은 섬나라가 이민으로 넘쳐난다며 다분히 대중 정치적인 공약을 제시했다.

여론조사를 보면 유권자들은 의료보험과 공교육 개선 등 피부로 느끼는 항목을 정당이 정책으로 실시해야 할 우선 순위로 들었다. 이민정책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보수당은 줄기차게 이민규제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우리나라의 전경련과 같은 영국경제협회조차 보수당의 이민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공약대로 이민을 규제하면 고급인력을 고용하지 못해 기업은 물론 경제성장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경고다.

현재 영국 하원은 전체 678석 가운데 노동당 411석, 보수당 166석, 자유민주당 54석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노동당이 3분의 2가량을 차지한 압도적인 구도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이 몇 석을 차지할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보수당 지지자 가운데 투표를 하겠다는 사람의 비율이 노동당 지지자들보다 평균 10% 정도 높다. 노동당 지지자 가운데 상당수는 이라크 침략전쟁에 반대해 선거에 불참하겠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국제법을 어기고 이라크를 침략한 블레어 총리에 대한 항의로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2차대전 이후 집권한 노동당 총리 가운데 집권 2기를 마친 지도자가 없다. 지난 45년 총리가 된 클레멘트 애틀리는 6년, 60년대 중반 집권한 해럴드 윌슨 총리도 6년밖에 총리를 지내지 못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블레어는 이미 노동당 총재로서 집권 2기를 다 채우는 위업을 달성했다. 블레어가 5월 총선에서 이겨 3기 연임의 위업을 이룩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블레어는 승리하면 집권 3기를 다 채울 것이라고 공약했다. 그러나 라이벌인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은 블레어가 총선에서 승리한 후 이른 시일 안에 총리직에서 물러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이곳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이라크 사태 해결도 난제다.

/ anpy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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