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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의제 사장 中 공장 착공 간담회]“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28 13:02

수정 2014.11.07 18:48



【우시(중국)=김규성기자】우의제 하이닉스 사장은 28일 ‘하이닉스-ST반도체유한공사’ 착공식 후 기자들과 만나 “물가에 내놓은 듯 걱정만시켰던 어린애(하이닉스)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오영호 산자부 차관보,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 이사회 의장, 합작선인 ST마이크로와 중국 중앙정부·우시시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하이닉스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실제 하이닉스는 중국 합작공장에 200㎜ 설비 이전 등 현물투자로 최소 비용을 들여 300㎜ 생산라인(Fab)을 건설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동시에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도 진출했다.

하이닉스는 중국 공장 착공으로 오는 2007년까지 전세계 반도체 업체가 설비투자 경쟁에 들어간 300㎜ 팹을 최대 4개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기술유출’논란과 중국 중앙 정부가 ▲5개월 만에 공장설립 승인 ▲16만평의 부지를 거의 무상 지원 ▲10억달러(한화 1조원) 투자금 조달 주선 등을 총력 지원하는 속내가 확실치 않다는 점은 부담이다.


◇중장기 성장 기반 마련=현재 반도체 업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누가 먼저 200㎜에서 300㎜로 옮겨 갈 것인가’이다. 지름이 12인치인 300㎜웨이퍼(반도체의 원료가 되는 실리콘 덩어리를 얇게 잘라낸 원판)는 조밀한 회로를 더욱 얇게 그려 넣을 수 있어 200㎜에 비해 생산량이 2.25배 높다. 이는 생산성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1년 이미 300㎜ 팹의 가동에 들어갔고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일본 엘피다메모리 등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워크아웃 상태였던 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의 M-10라인과 대만의 파운드리(수탁생산업체) 프로모스에만 300㎜ 팹을 가동, 상대적으로 미래 경쟁력에서는 뒤졌다.

하지만 ‘하이닉스-ST반도체’가 내년 후반부터 300㎜ 웨이퍼를 생산하고 경기도 이천의 200㎜팹 생산시설 중국 이전 후 300㎜ 팹이 건설되면 하이닉스는 2007년 현재 총 4개의 300㎜팹을 보유,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제품 포트폴리오 한층 다양화=반도체 업계에서는 하이닉스가 중국에 생산기지를 짓게 되면서 제품 포트폴리오가 한층 다양화해져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판매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착공식에 참석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하이닉스는 현재 삼성전자가 재미를 보고 있는 낸드플래시메모리의 생산비중을 지난해의 8%에서 올해는 최소 2배 이상 늘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의 반도체 제품 설계기술은 삼성전자, 일본 도시바 등을 넘어서지는 못하지만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은 돼 ‘수요우위’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생산설비 추가 이전 가능성=장쑤성 우시시는 소위 중국의 ‘실리콘밸리’인 장강삼각주에 속해 있다.
하이닉스가 내년 후반까지 건설할 200㎜, 300㎜ 팹은 7만5000평 규모로 8만5000평이 남아 있어 최대 2개의 팹을 지을 수 있다. 하이닉스는 이천 M-6라인(200㎜)을 이전하지만 생산설비의 추가 이전 가능성은 여전한 셈이다.


우사장은 “중국 진출 이유는 시장이 있고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 엔지니어들이 볼 수 있는 것은 반도체 설계 기술이 아닌 공정기술만 볼 수 있어 생산공장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강조했다.

/ mirror@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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