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미국 경제 ‘소프트 패치’ 대비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29 13:02

수정 2014.11.07 18:48



미국의 1·4분기 경제성장률(GDP)이 2년 만에 최저치인 3.1%로 뚝 떨어졌다. 전분기의 3.8%보다 현저하게 내려갔을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의 예상치에도 크게 못미쳤다. 미국의 경제규모로 볼 때 3.1% 성장이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성장세가 꺾였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면 회복 기미를 보이는 한국 경제도 발목을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를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 단순한 경기 둔화일뿐 장기 침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여전하다.
그러나 예상치를 밑도는 미국의 성장률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 경제를 견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미국 경제가 회복 속 일시적 침체인 이른바 ‘소프트 패치’에 빠졌다면 가볍게 넘길 일은 결코 아니다. 미국 경제가 2·4분기에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세계 경제까지 동시에 중장기 침체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미국경제의 성장세를 꺾은 주범이 무역적자 확대와 고유가에 따른 소비 위축이라는 점이다. 올 2월까지 미국의 무역 적자는 30%나 늘었고 이런 추세라면 올해 무역 적자가 72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거기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2001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고물가 속에 성장이 둔화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미국의 보호무역정책이 강화되고 국제 무역 마찰이 고조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중국 위안화 평가 절상에 대한 압력이 거세질 경우 원화가치도 덩달아 올라갈 것은 분명한 이치다.
원화 강세는 우리의 수출에 제동을 걸고 경기 회복에 부담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통계청의 3월 및 1·4분기 산업활동 동향은 우리 경제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주고 있어 다행이지만 정책적 뒷받침이 없으면 언제든지 꺾일 수 있는 지표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세계 경제가 본격적으로 둔화되기 전에 고유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대한 줄이는 노력과 함께 추가경정예산 조기 편성 등과 같은 보다 적극적인 내수 부양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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