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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586만가구 가격공시]거래 더 위축… 시세 하락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29 13:02

수정 2014.11.07 18:47



건교부의 전국 단독·다가구, 다세대·연립주택 공시가격 발표로 이들 주택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시장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고가주택과 저가주택간 조세형평성 시비는 다소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세표준은 전반적으로 예전보다 높아지게 돼 가뜩이나 거래가 많지 않았던 이들 주택에 대한 거래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지역의 단독주택은 지금보다 시세 상승폭이 더욱 줄고 경우에 따라서는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114의 김규정 팀장은 “주택가격 공시는 작년부터 예고됐고 1월에도 표준단독주택에 대한 가격공시가 나왔기 때문에 정부의 주택가격 공시는 지금 당장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전체적으로 주택의 세금부담이 늘어나게 돼 가격 상승 효과가 발생, 장기적으로는 단독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아파트에 비해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도 “그동안 아파트에 비해 세금을 적게 낸 단독주택의 세금이 오름에 따라 조세 형평성 문제는 다소 해소됐다”고 전제한 뒤 “단독주택 거래는 더욱 안 되고 이에따라 시세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단독주택 거주자들 ‘불만’=서울시내 단독 주택이 몰려있는 지역의 주민들은 불만스러운 모습이다. ‘세금이 올랐는데 좋아할 사람이 어디있겠느냐’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특히 그동안 아파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이 더뎠던 단독주택의 거주자들이어 서 더욱 불멘 표정이다.

실제 4월 한달 동안 잠정가격을 주택 소유자들에게 개별적으로 공개한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의 단독·다세대주택 소유자들의 10% 정도가 가격이 높게 나왔다는 이유로 이의신청을 했다.

서초구 우면동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김모씨(59)는 “아들에게 물려줄 때 내는 상속세가 늘어나 걱정”이라며 “한달 동안 미리 공지한 주택가격이 너무 높게 산정된 게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초구 원지동에 거주하는 김기윤씨도 “큰 집, 작은 집 할 것 없이 집 한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한테도 자꾸 세금만 거둬들이는 정부 정책이 못마땅하다”고 말했다.

고급 주택 밀집지역 뿐 아니라 단독·다가구, 다세대·연립주택이 밀집해 있는 종암동·이문동 등 강북 지역 반응도 마찬가지다.

종암동 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김모씨(33)도 “팔때 내는 양도세도 오른데다 보유세도 올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거래 ‘주춤’, 시세하락 ‘불가피’=박순기 세무사는 “아파트에 비해 가뜩이나 거래가 많지 않았던 이들 단독, 다가구, 연립주택들을 찾는 수요가 더욱 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용산구 동빙고동 삼성부동산 관계자는 “양도소득세와 취·등록세가 동시에 늘어나게 된다”며 “당장 영향은 없지만 거래가 주춤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빙고동의 지역 단독·다가구 주택 거래는 지난 10·29조치 이후 거래가 위축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서울시 뉴타운으로 지정되긴 했지만 단독주택이 호가만(2000만원·10평 기준) 있을 뿐 지난해부터 시세변동 없이 거래도 뜸하다.

성북구 종암동 독수리 공인 관계자는 “단독 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거래가 원래 잘되는 물건이 아니다”며 “주택가격이 공시됨에 따라 이러한 거래위축 현상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남동과 이태원, 성북동 등 고급주택을 중심으로 한 임대아파트 시장도 위축되는 등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가주택을 찾는 실수요자들이야 세금 변화에 따른 저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겠지만 이를 통해 임대사업을 하려는 투자자들은 세금 증가는 곧 수익률 하락과 직결된다.
용산구 한남동 UN빌리지 인근에 위치한 그린부동산컨설팅 정승섭 대표는 “실수요자들은 별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고급주택을 가지고 외국인 임대로 활용하려는 투자자들은 수익률에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도 크고 이들이 대체 상품을 찾으려는 경향도 두드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 청담동과 역삼동 일대 단독주택도 그동안 지가상승과 입지가 좋아 꽤 올랐지만 세금부담 상승으로 투자가치가 떨어질 전망이다.


고종완 대표는 “역삼, 청담동 일대 단독주택은 이번 공시발표에서 공시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중 하나로 세금 부담이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 bada@fnnews.com 김승호 김재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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