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단지 적은 평형이 큰 평형보다 시세가 더 비싸.’
최근 한강조망권, 골프장 조망권 등 조망권에 따라 같은 아파트라도 시세차이가 최고 6억원까지 나고 있는 가운데 같은 단지내 아파트 적은 평형이 큰 평형보다 최고 1억원이 비싼 시세를 보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힘든 이러한 특이한 현상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삼부아파트(866가구)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 아파트 38평형(90가구)은 현재 8억∼8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으나 40평형(196가구)은 7억3000만∼7억6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거래가로는 38평형이 8억에, 40평형이 7억3000만원에 마지막으로 거래됐다. 두평이 오히려 적은 데도 많게는 1억원이 더 비싼 셈이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삼부아파트가 분양 당시인 지난 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정희 정권 당시 여의도를 상업과 주거지역으로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여의도에 아파트와 빌딩들이 하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급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당시 여의도에 들어서는 아파트도 이러한 시대상황에 발맞춰 진행됐다. 당시만 해도 여의도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없자 삼부토건은 여의도 삼부아파트를 1, 2, 3차로 나눠 분양했다. 삼부토건은 이 아파트 40평형이 위치한 2, 3, 5동을 75년 10월에 먼저 분양하고 1, 4, 6, 7동을 1년후인 76년 10월에, 나머지 8∼11동을 77년도에 분양했다.
때문에 1년 후에 분양한 38평은 먼저 분양한 40평형보다 오히려 실평수가 4∼5평형이 크게 설계됐다. 이는 초창기 1차로 분양한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지 않자 빚어진 결과였다. 실제로 두 평형의 대지지분은 22.09평으로 똑같으며, 전용면적은 38평형이 35.53평, 40평형이 32.36평으로 38평형이 40평형보다 3평 남짓 크다.
또한 후에 분양된 동들이 먼저 분양된 2, 3, 5동보다 한강과 여의나루역에서 가까워 조망권의 차이도 시세에 반영되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38평형이 40평형보다 시세를 앞지르기 시작한 것은 지은지 25년이 넘어가기 시작한 지난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시세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대지지분과 전용면적의 차이가 시세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삼부아파트는 한강조망권과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38평형이 40평형보다 시세가 비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hu@fnnews.com 김재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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