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과 함께 고령사회의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으로 꼽히는 파킨슨병 환자가 크게 늘면서 치료약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구 100명을 기준으로 65세 이상 유병률은 1명이지만, 80세가 넘으면 3명으로 늘어난다.
주된 증상은 근육이 마비되거나 떨리는 운동장애인데, 뇌신경세포의 파괴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뇌의 기저핵 부위에서 부족할 때 발병한다. 따라서 치매와 달리 도파민성 약물을 투여하면 상당부분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다. 물론 약물치료의 효과는 한계가 있다.
2차적으로 발병하는 불면증, 우울증, 수면장애, 치매와 같은 비운동성 장애가 나타나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맞춤치료를 받아야한다. 파킨슨병 치료제,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았다.<편집자 주>
▲레보도파=세계 첫 파킨슨병 치료제로 등장한 약물은 1960년대 후반에 개발된 ‘레보도파’.
레보도파는 몸속에서 도파민으로 바뀌는 일종의 전구물질로, 도파민 자체가 뇌혈관을 통과하지 못해 약으로 투여할 수 없다는 사실에 착안해 개발한 약물이다. 시네메트, 마도파 등이 레보도파 계열이다.
이 약물은 약효가 비교적 빠르고 파킨슨병의 기본 증상들인 진전(떨림), 서동(느린 행동), 경직 등의 운동장애를 크게 개선해준다.
치료 초기에는 보행장애, 자세 불안정, 드물게는 우울증까지도 호전시키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고 수명도 일반인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시켜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5∼10년 이상 장기 사용하다보면 반 이상의 환자들에서 약효 지속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일명 ‘약효소실’ 현상이 나타나고 이상운동증과 같은 운동합병증을 겪게 된다.
50세 미만의 젊은 환자가 사용할 경우 이런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은 높아진다.
따라서 레보도파는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된 70세 이상의 인지기능 장애환자들에게 주로 사용된다.
반면 젊은 환자들은 도파민 효능제, 감기바이러스 치료제인 ‘아만타딘’, 항콜린제제 등을 사용한다.
▲도파민 효능제=레보도파와 달리 뇌로 들어가서 도파민수용체를 직접 자극하는 물질로 레보도파 다음으로 파킨슨병의 운동장애 조절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효능은 레보도파에 못 미치지만, 도파민성 신경세포의 소실완화는 물론, 운동합병증이나 약효소실현상 등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따라서 초기 파킨슨병 환자 치료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팔로델’, ‘시랜스’, ‘리큅’, ‘미라펙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약물의 부작용으로는 선홍색의 염증성 피부병변과 기립성 저혈압, 오심, 졸림증, 하지부종 등이 있으며 장기간 사용하면 후복막강과 흉막, 심막 등에 섬유증이 생긴다.
다만, 도파민 효능제의 부작용은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약물을 바꿔 투약하면 해소할 수 도 있다.
▲아만타딘=원래는 감기 바이러스의 치료제였는데, 우연히 신경정신장애 증상을 완화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1990년대 중반부터 파킨슨병의 초기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이 약물은 뇌신경세포의 도파민분비를 촉진하고 도파민이 신경말단으로 재흡수되는 것을 예방하는 등 파킨슨병의 진행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초기 환자의 약 3분의 2 정도가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작용은 소수의 환자에게서 다리에 자주빛 피부색 변화가 있고, 드물게 노년층의 환자에서 혼동, 망상, 환각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작용은 일시적이며 약을 끊으면 없어진다.
아만타딘은 대사가 되지 않고 신장으로 배설되므로 신기능 저하시에는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항콜린성 약제=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정상적인 뇌에서는 도파민과 아세틸콜린의 작용이 서로 균형을 이루는데 반해 파킨슨병은 도파민이 줄어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세틸콜린의 작용이 우세하게 된다. 이때 항콜린성 약제를 투여하면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억제해 신경전달물질 간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원리를 이용했다.
항콜린성 약제는 진전의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효과가 있으나, 다른 약제에 비해 부작용이 많은 것이 흠이다.
입이 마르는 증상과 시력 장애, 변비나 소변 장애, 혼동, 기억력이나 주의력 등의 인지기능 저하 등이 주된 부작용이다. 따라서 이 약물은 고령환자의 투여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 항콜린성 약제로는 ‘트리헥시페니딜’, ‘비페리딘’, ‘벤즈트로핀’ 등이 있다.
▲칵테일제제=가장 최근에 나온 약물로서 ‘스타레보’가 대표적이다.
스타레보는 ‘레보도파’와 효소억제제인 ‘카비도파’ 및 ‘엔타카폰’을 혼합한 복합성분의 약물로, 카비도파와 엔타카폰은 많은 양의 도파민이 말초혈액을 통해 뇌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카비도파는 레보도파의 부작용을 줄여주고 엔타카폰은 레보도파의 약효지속시간을 연장시켜 준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정선주 교수는 “파킨슨병은 원인이 밝혀질때까지 당분간 현존하는 약물로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 치료를 해야한다”며 “예방을 위해서는 가급적 오랫동안 혼자서 일상 생활을 수행하고 활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정선주교수
/ ekg21@fnnews.com 임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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