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설은 지고 일본 소설은 뜨는가. 90년대에만 초반만 해도 한국에서 일본 작가들은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빙점, 설국, 하루키 정도가 일본 소설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출간되는 책도 적고, 또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은 소설도 한국땅만 밟으면 힘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무라카미 류,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 나쓰메 소세키 등 낯익은 이름들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신세대 작가 이름은 몰라도 일본작가 한둘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북글 수와 베스트셀러를 봐도 일본 소설의 강세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소설 베스트셀러 50위 중 한국 소설과 일본 소설의 비율은 50:50. 하지만 속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일본 소설들은 대부분 2∼3년 이상 베스트셀러에 오른 스테디셀러지만 한국 소설은 대부분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1년 전의 베스트셀러는 보이지 않는다. 한국 소설의 생명력이 그만큼 짧다는 얘기다. 북글 수는 더 암담하다.
베스트 50위 이내의 한국 소설 중 북글이 가장 많은 많은 ‘칼의 노래’가 73편의 북글이 등록된 반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그 두배인 146편이 등록됐 있다. 북글이 10편 이상 달린 한국 소설은 5권이지만 북글을 모두 합쳐 200편이 조금 넘는다.
하지만 일본소설은 베스트셀러에 들어있는 대부분의 소설이 10편 이상 북글이 달렸고 상위 2권의 북글만 합쳐도 300편 가까이 된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