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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의 패션 엿보기-‘히피룩’여름 강타]히피족의 자유로움 로맨틱하게 재탄생

오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01 13:06

수정 2014.11.07 17:56



‘히피룩(hippie look)’이 올 여름 패션계를 강타했다. 품이 풍성한 셔츠, 집시 스타일의 스커트와 넓은 허리 벨트, 큰 원색 구슬로 된 액세서리로 멋을 낸 젊은이들이 거리를 누빈다. 최근 드라마 ‘신입사원’에서 한가인이 입었던 가죽조각을 이어 붙인 조끼, 주름 잡힌 셔츠, 청키(chunky) 스웨터(손으로 뜨거나 손뜨개한 듯한 투박하고 거친 스웨터), 큰 링 귀걸이는 전형적인 히피룩이다. 이요원도 드라마 ‘패션 70s’ 의 제작발표회에서 빛바랜 주황색 웃옷에 티어드 스커트(층이 진 스커트)를 입고 그 위에 벨트와 술 달린 스카프를 맸는데 이 옷차림 역시 히피룩이다.

히피란(Hippie)란 196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청년층을 주체로 시작된, 탈사회적행동을 하는 젊은이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반전운동, 기성문화 반대. 성해방, 자연으로 복귀, 자유를 추구하는 생활을 했다.


이들 히피들은 술 달린 조끼에 프릴이 장식된 블라우스, 낡은 진으로 된 판탈롱바지를 입었다. 반전, 평화를 상징하는 꽃을 이용한 손뜨개나 패치워크 등의 수공예 장식도 옷에 응용했다. 집시 의상, 프린지 장식의 인디안풍과 동양풍의 의상도 유행시켰다. 남녀 구분이 없는 굽슬거리는 긴 머리와, 남녀공용의 청바지로 유니섹스 모드를 출현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히피룩은 젊은 세대의 반항적이고 이색적인 문화로 끝나지 않고, 부유층에 흡수됐다. 이 과정에서 반항적, 반문화적인 메시지는 약화되고, 외형적 이미지는 유명 디자이너들에 의해 재해석돼 네오히피룩, 로맨틱 히피룩이란 이름으로 발전됐다. 패션은 사회가 발전하면서 재해석되고 재창조되면서 종류도 다양해지기 마련이다. 히피룩도 현대들어 유니섹스 모드를 출현시켰고 청바지를 패션화했는가 하면 레이어드룩(겹쳐입기)의 연출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러면 현대적 감각의 히피룩 패션 연출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레이어드룩 연출이 필요하다. 겹쳐 입는 옷 중 셔츠는 엉덩이까지 덮을 만큼 길게, 재킷이나 가디건은 허리선 위로 올라갈 만큼 짧게 하고, 셔츠 위로 두꺼운 벨트를 매고, 아래에는 티어드 스커트나, 낡은 청바지를 입는다. 니트 가디건과 청바지와 청재킷, 스커트 등에 자수와 아플리케 같은 장식을 곁들인다. 또한 티셔츠의 목선, 칼라, 바지단 등에 구슬이나 스팽글, 술을 달아 히피풍을 연출한다.

히피의 완성은 소품과 악세서리의 활용에 있다. 특히 유행선도자가 아닌 추종자들의 경우, 악세서리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겹쳐 입은 옷 위에 화려한 색채의 장신구, 큰 귀걸이, 길게 늘어지는 목걸이, 스팽글이나 구슬, 술 등이 달린 스카프나 두건 같은 소품을 활용한다.

즉, 블라우스에 자수가 있는 벨트로 포인트를 주거나, 심플한 재킷에 화려한 비즈나 가죽끈으로 장식된 목걸이를 착용한다.
특히 악세서리의 색상이 화려해지고 있는 지금, 구두는 연두, 주황, 노랑의 화사한 색상의 통굽 샌들을 착용하는 것이 히피분위기를 나타낸다. 얼굴의 절반을 덮는 커다란 선글라스. 챙이 넓은 모자 역시 올 여름 히피룩 연출에 한몫한다.


오늘날 히피룩이 추구하는 바는 편안함과 자유로움, 로맨틱함에 있다. 입기 편하고 남 보기에도 편해 보이는 의상에, 원색의 큰 악세서리들, 납작한 샌들로 여름 멋쟁이가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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