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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는 김우중 신드롬-재계 이목 집중]사면 놓고 ‘동정론’ 확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귀국설이 나돌면서 재계와 정계가 ‘폭풍 전야’의 분위기에 휩싸였다.

재계와 정계는 ‘김우중 사면’을 둘러싸고 ‘동정론’과 ‘비판론’의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산업계·학계는 대우그룹 세계경영의 재평가에 나서는 등 온통 ‘김우중 신드롬’으로 들끓고 있다.

특히 ‘경제사범의 사면’문제가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현재 사법적 단죄를 받고 있는 최원석 전 동아그룹회장·정태수 전 한보회장·박영일 전 대농그룹회장 등의 ‘복권 여부’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원석 전 회장 등은 아직도 기업회생을 위해 각 계에 사면을 호소하고 있어, ‘김우중 사면’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주요 그룹, 정보라인 풀가동=전경련·대한상의·경총 등 경제 5단체는 여론의 향방을 예의주시하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이 경제적인 공로가 있지만 과오도 분명히 있는 만큼 자칫 대응을 잘못하면 최근 높아지고 있는 반기업정서만 더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가운데 삼성·현대차·LG·SK 등 주요 그룹들은 정보라인을 풀가동해 김 전 회장 귀국 이후의 파장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의 사법처리 및 향후 사면논의가 가열될 수록 그동안 ‘대선 정치자금 및 분식회계’ 등과 관련된 현직 재벌 총수들의 사면문제도 맞물리기 때문이다.

이미 분식회계와 관련해서는 주요 그룹 총수들의 사면이 이뤄진 상태지만, 김 전 회장의 사면 문제가 거론될 경우 아직도 꺼지지 않은 따가운 여론의 불씨가 살아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삼성·현대차 등 주요그룹은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가 김 전 회장 귀국 이후 되살아날 경우를 우려하면서 사회단체(NGO) 등의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당, “귀국 자체 반대”=정치권에서도 김우중 전회장 귀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전 회장이 재계의 대표주자였던 만큼 정치자금과 무관할 수 없는데다 대우그룹 해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 전 회장의 발언 수위에 따라 정치권에 엄청난 지각변동의 휘오리 바람이 불어닥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구 여권이 떨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은 김우중 사면에 대해 “있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민주노동당은 3일 성명서를 내고 김 전 회장의 귀국 자체에 대해서도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계-학계 일각선 ‘세계경영 재조명’=야당 등의 부정적 반응에도 불구, 재계와 학계 일각에서는 김 전회장의 귀국을 앞두고 대우그룹의 ‘세계경영’에 대한 재조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대우그룹 해체로 인해 대우가 뿌리를 내리고 있던 동유럽과 동남아 시장 진출이 지연되는 결과를 초래해 국가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는 중론이다.

따라서 한국적 상황에서 대우의 적극적인 세계경영처럼 적극적인 경영을 펼칠 기업이 필요하다는 게 일부 경제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대우가 살아 있었다면 지금쯤 동유럽을 기반으로 유럽시장의 메이저 플레이어로 뛰고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와 함께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옛 대우 계열사들이 속속 정상화 궤도에 올라서는 실적을 올리면서 세계경영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한편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과 정태수 한보 전 회장,장치혁 고합 전 회장 등은 김 전회장의 사면 논의가 이뤄지면서 ‘한 가닥 희망’을 갖고 있다.


최원석 전 회장은 ‘동아건설 회생추진위원회’를 통해 기업회생에 주력하고 있으나 사면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번에 김 전회장의 사면논의를 계기로 기대감을 갖고 있다. 또한 장치혁 전 회장과 정태수 회장 등도 이에 대한 동반 기대감을 갖고 있는 상태다.

동아건설 전직 임원은 “김 전회장이 사면될 수 있다면 최원석 회장의 사면도 이뤄져야할 것”이라며 “앞으로 김 전회장의 사법처리 향방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