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일양약품 백혈병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의혹의 시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03 13:07

수정 2014.11.07 17:51



경영난에 허덕이던 국내의 한 영세제약기업이 급작스럽게 글리벡보다 60배 이상의 치료효과를 보이는 만성골수성 백혈병치료제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에 관련업계가 의문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양약품(대표 유태숙)은 지난 2일 ‘글리벡’보다 60배 이상의 치료효과를 보이는 만성골수성 백혈병치료제 ‘IY-5511’을 개발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약물개발을 위해 가톨릭의대 성모병원 김동욱 교수팀과 공동으로 만성골수성 백혈병 세포를 이용한 전 임상 약효 실험을 마쳤으며, 부산대 의대 및 프랑스의 전문 전임상(동물실험)기관인 온코사와도 약 1년간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IY-5511은 노바티스사의 만성골수병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과 비교, 약60배 이상의 치료효과가 있었으며, 다른 종류의 백혈병 세포에서도 최고 100배 이상의 항암효과가 나타났다.

약물의 혈중 농도 도달 시간과 약물의 최고 농도 및 반감기, 체내 분포 및 부작용면에 있서서도 글리벡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고 일약약품은 설명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제품의 조기 개발을 목표로 현재 전세계에 물질특허를 출원했으며, 본 약물이 희귀질환 의약품이기 때문에 임상 2상시험까지만 완료하면 제품화 요건이 갖추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일양약품측의 주장에 대해 신뢰성이 높지 않으며 제품 성공 가능성도 의문스럽다는 반응이다.

제대로 된 신약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세월과 수백·수천억 원의 비용부담이 수반되는 것이 보통인데, 연구개발력이 미약한 영세제약사가 갑자기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 동물실험까지 마쳤다고 발표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약후보 물질 발굴 과정이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은 영향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후보 물질 하나를 발굴하는데도 몇년씩 걸리는 것이 신약개발과정인데, 사옥이 외부에 팔리는 등 경영난에 허덕이던 제약사가 후보물질을 개발했다는 소식은 왠지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후보물질 개발이 사실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경사이지만, 신약이라는 것이 임상시험 과정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동물실험 결과만을 가지고 신약의 성공여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ekg21@fnnews.com 임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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