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어깨질환, 사무실 의자부터 높이세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06 13:07

수정 2014.11.07 17:50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어느 날 아침 자고 일어난 후 목에 뻐근함을 느꼈다. 목을 좌우로 돌리기 힘들고 어깨는 무거운 짐을 올려놓은 것처럼 묵직했다. 이씨는 잠을 잘못 자서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하고 며칠을 버텼다. 하지만 증세는 1주일이 지나도록 전혀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참다 못해 파스를 붙이고 찜질을 해보았지만 이것도 전혀 효과가 없었다. 이씨는 한달 동안 이것 저것 해보다가 병원을 찾은 결과 병명이 근막동통증후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병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어깨 질환이다.

■잘못된 자세가 어깨질환 부른다.

어깨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잘못된 자세다.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들이 흔히 하는 자세인 어깨를 구부리고 턱을 내민 채 일하는 게 가장 문제다. 이런 자세를 종일 취하고 있을 경우 목줄기 근육이 받는 부담은 바른 자세를 취했을 때보다 서너 배나 크다. 따라서 어깨와 목에 결림과 통증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머리의 위치가 몸 중심선에서 앞으로 쏠리게 하고 고개를 숙인 자세를 계속 반복해서 취하게 되면 목과 어깨를 지탱하는 근육은 더욱 긴장하게 된다.

하지만 고개를 뒤로 젖히고 오랜 시간 있는 자세도 좋지 않다. 고개를 뒤로 젖히면 목뼈의 추간공에서 빠져 나오는 신경근과 척추관 안의 혈관을 압박하고 자극할 우려가 있다. 장거리 여행길이나 오랜 비행을 할 때 이런 자세로 잠을 자는 것은 목과 어깨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변형성경추증, 경추간판탈출증 등 목뼈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절대 피해야 한다.

이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어깨 질환을 불러오는 자세는 엎드려서 책을 보는 자세, 마루 바닥에 앉아서 양반 다리를 하고 신문을 보는 자세, 소파 팔걸이에 머리를 대고 잠을 자는 자세 등이 있다. 이는 목과 어깨뿐 아니라 허리까지 혹사시키는 자세이므로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운동부족이 통증 악화시킨다.

일상 생활을 할 때 목과 어깨는 늘 사용하던 근육을 사용하게 된다. 목과 어깨 주변의 수많은 근육들 가운데 승모근을 비롯해 목뼈를 지탱하는 근육만 혹사 당한다. 사람의 모든 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서서히 힘이 떨어진다. 평소에 잘 하지 않던 일을 하거나 갑작스럽게 무리한 운동을 하면 근육통이 생기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목과 어깨의 결림이나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여러 근육을 움직여 사용해야 한다. 의식적으로 목과 어깨 운동을 해주면 어깨 통증을 훨씬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오십견과 같이 관절의 운동범위가 줄어서 통증이 아주 심한 경우에는 일단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럴 때는 병원에 가야한다.

누구나 한번쯤 겪게 되는 어깨 질환이라고 해서 쉽게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제진호 세란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어깨가 아프면 가볍게 생각하고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어깨 질환이라고 해서 무조건 가볍게만 생각하지 말고 참을 수 없을 만큼의 통증이 지속될 때는 반드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과장은 “병원을 찾아 일단 단순 근육피로인지 관절이나 목 경추의 이상에 의한 것인지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럴 때는 꼭 병원을 찾아라.

1. 심한 결림이나 통증이 한달 이상 오래 지속된다.

2. 손가락 끝이 저리다.

3. 손끝이 심하게 차다.

4. 잠을 못잘 정도로 아프고 심한 우울감이 느껴진다.


5. 목을 움직이면 후비듯이 찌릿찌릿하게 아프다.

6.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고 귀가 울리는 증상이 동반된다.


7. 팔에 힘이 없다.

*도움말 제진호 세란병원 정형외과 과장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