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레드오션 넘어 블루오션으로]블루오션 개척한 대구은행

고은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07 13:07

수정 2014.11.07 17:48



대구은행이 대구·경북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가히 독보적이다. 예금과 대출의 절반가량이 대구은행을 통해 이뤄지며 지역인구의 60%가 이 은행과 거래를 하고 있다. 다른 지방은행이 각 거점지역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20∼30%대보다 훨씬 높다. 내로라하는 대형 시중은행들도 대구·경북지역에서만은 맥을 못춘다고 한다.

무엇이 대구은행을 이토록 강력하게 만들었을까. 답은 블루오션에 있었다. 대구은행은 오래전부터 제살깎아먹기 경쟁에서 탈피, 지역밀착 경영을 통한 지역시장 확보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틈새 및 신규시장 개척을 통해 지역금융 강자의 자리를 지속하고 있다.

대구은행 전략의 핵심은 ‘관계금융(relationship banking)’.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최대한 확대하는 키워드다. 대구은행은 전체의 81%를 지역 중소기업에 대출하고 있고 은행 총대출 가운데 96%를 대구·경북 지역에 공급한다. 지역경제와 상생하자는 전략인 셈이다. 또 지역민들을 위한 체육·문화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DGB봉사단을 조직,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이나 외국계 은행들이 접근할 수 없는 틈새시장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2001년 8월15일 개점한 ‘사이버 독도지점’. 점포 1평 없이도 지난 4월말 현재 고객수 15만5000여명, 총예금 1100억원을 유치했다. 지난해에는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 6000만원을 독도박물관과 경비대에 전달했다.

시장을 더 쪼개고 지역밀착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대구은행은 최근 경북지역을 구미와 포항을 거점으로 2개 본부로 나눴다. 본부장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 신설 산업단지 입주업체와 대기업 관련 회사를 적극 유치하는 한편 지역특산물 팔아주기와 같은 도·농간 협력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대도시에서 피를 말리는 경쟁을 펼치느니 지역 거점도시에서 새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경계가 뚜렷하고 치열한 시장경쟁 법칙이 적용되는 ‘레드오션(Red Ocean)’에서 벗어나 새롭고 창조적이며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으로 나아가자.” 이화언 대구은행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최고경영자(CEO) 편지에서 강조한 말이다. 대구은행의 전략이 이 한마디에 녹아있다.
작지만 강한 은행, 그러면서 지역민과 상생하는 은행. 바로 대구은행의 블루오션 전략이다.

/ scoopkoh@fnnews.com 고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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