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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발하라는 뜻…기업경영 매진”…최태원 SK회장



“분발하라는 뜻으로 알고 기업경영에 매진하겠다.”

10일 오전 11시 항소심 재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SK 최태원 회장은 법정에서 나와 기자들에게 밝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최회장은 SK의 부당내부거래 및 분식회계 등의 혐의와 관련,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지만 서울고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의 판결에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었다.

재판부가 최회장 등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과거의 잘못’을 씻기 위해 노력한 점과 지배구조 개선과정 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과거 잘못보다는 장래 기업활동에 기여할 점을 감안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분식회계 등이 과거의 관행이었던 점에 미뤄 이번 재판부의 판결은 사실상 ‘포스트 재벌’을 만들어가고 있는 최회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혐의는 모두 인정되며 경영의 합리성과 공정성, 투명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에서 엄중한 제재가 필요하지만 피고인들이 국가경제에 이바지한 대표적 기업가이고 손해가 모두 보전된 데다 지배구조 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점에서 관용의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최회장에 대해서는 “SK의 문제점은 피고인만의 책임이 아니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재를 출연하고 담보를 제공하는 등 노력한 점이 인정된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계열사 부당지원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손길승 회장에 대해서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벌금 400억원은 선고를 유예하면서 “기업경영 의욕이 너무 앞섰으나 개인적 이익을 취하지 않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뜻을 밝힌 점 등을 감안해 판결했다”고 덧붙였다.

최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됐었으며 손 전 회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의 실형과 벌금 400억원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손 전 회장은 SK글로벌 분식회계 등과 관련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항소, 두 사건이 병합돼 재판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김승정 SK글로벌 전 부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문덕규 SK글로벌 재무담당 임원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으며 김창근 전 SK㈜ 사장, 조기행 전 SK그룹 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 박주철 전 SK글로벌 사장, 윤석경 전 SK C&C 사장, 민충식 전 SK그룹 구조조정본부 전무에 대해서는 항소를 기각했다.

SK그룹은 항소심 판결과 관련, “과거의 잘못을 추궁하면서도 미래에 더 큰 일을 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여 더욱 깨끗하고 경쟁력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한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 njsub@fnnews.com 노종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