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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中-EU 협상타결의 교훈/김성환기자



막판 기싸움을 벌였던 중국과 유럽연합(EU)간 섬유무역 갈등이 지난 10일 밤 늦게 극적으로 타결됐다. 피터 만델슨 EU 통상담당 집행위원과 중국 보시라이 상무부장은 이날 상하이에서 11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담 끝에 중국산 섬유 10종에 대해 연간 수출 증가율을 8∼12%로 제한키로 합의했다.

EU는 중국산 섬유 수입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면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편다는 비난도 피하게 됐다.

이번 협상은 중국과 치열한 통상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올초 중국산 섬유 수입이 급증하자 협상보다 강경 대응을 위주로 통상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이같은 압박 정책은 좀처럼 중국에 먹혀들지 않았다.

미국은 중국산 섬유 7종에 대해 연간 수입 증가율을 7.5%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 중국이 6개월 안에 위안화 가치를 평가절상하지 않을 경우 중국산 제품에 27.5%의 관세를 부과키로 하는 법안을 오는 7월 상정키로 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러자 중국은 섬유 81종에 대한 대미 수출관세를 전격 폐지해 미국의 압박에 반기를 들었다. 위안화 절상 압력에 대해서도 ‘백절불굴’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위안화 환율 변경은 중국의 주권”이라며 “중국은 시장경제 질서를 따르겠지만 외부 압력이 아무리 거세도 급하게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누이 밝히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은 마주보고 달리는 ‘치킨게임’을 보는 듯 하다. 제3자가 보기엔 미국이 전적으로 불리한 게임처럼 보인다. 미국 섬유업체들이 값싼 노동력으로 무장한 중국 경쟁사들과 맞서기 힘들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위안화 절상 무용론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아시아개발은행(ADB)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위안화를 10%가량 절상해도 미국 무역적자 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이 아무리 압박을 가해도 중국의 통상·환율정책을 입맛대로 바꾸기는 힘들 것 같다. EU와 중국간의 협상을 교훈 삼아 미국이 과연 어떤 통상 해법을 마련할지 두고 볼 일이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