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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셀 모건스탠리CEO 사임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14 13:09

수정 2014.11.07 17:41



세계적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필립 퍼셀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사임을 발표했다.

퍼셀은 “계속되는 인신공격과 유례없는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눈길을 견뎌내야만 했다”며 “회사를 떠나는 것이 직원들과 고객, 주주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두달 반에 걸친 모건스탠리 경영권 갈등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퍼셀은 앞으로 3개월 뒤 회장 자리를 내놓을 예정이다.

◇딘 위터와 합병후 내홍

퍼셀은 지난 97년 모건스탠리와 증권 브로커 회사인 딘 위터간의 110억달러 규모의 합병을 주도했다.

이후 모건스탠리는 끊임없는 내부갈등에 시달렸다.
합병 제안사는 모건스탠리였지만 딘 위터측 수장인 퍼셀이 조직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퍼셀은 치열한 권력투쟁 끝에 지난 2002년 모건스태리 출신 존 맥 사장을 축출하면서 단독 CEO 자리를 차지했다. 이듬해에는 33년간 모건스탠리에 근무했던 로버트 스콧 전 사장도 숙청했으며 빈 자리를 딘 위터 출신 인맥으로 교체했다.

모건스탠리의 내부 갈등은 수익악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스콧 전 사장을 포함한 8명의 전임 경영진이 퍼셀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퍼셀 반대파는 실적 부진과 주가 급락을 이유로 퍼셀을 계속 압박했다.

올 1·4분기 모건스탠리의 순익은 20% 줄었으며 주요 부문에서 골드만삭스 등 경쟁업체들에 비해 열세를 보였다. 지난 90년대 후반 주식시장 버블기에 딘 위터는 1만500명의 직원을 자랑하는 월가 최고의 증권사였지만 지난해 마진은 8%에 불과해 메릴린치가 기록한 1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후임 누가 될까

온라인 경제전문 마켓워치는 퍼셀 후임으로 웨스트코스트 은행 CEO인 데이비드 쿨터와 씨티그룹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로버트 윌럼스태드가 유력하다고 13일 보도했다.

윌럼스태드는 지난 2003년 찰스 프린스와 함께 씨티그룹 CEO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인 바 있다. 데이비드 쿨터는 JP모건체이스에서 투자은행 부문을 담당했다.

마켓워치는 현재 모건스탠리의 공동 사장이며 퍼셀의 측근인 조 크루즈와 스티븐 크로포드가 CEO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메릴린치의 가이 모스코브스키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는 “퍼셀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던 인물은 고위직에 남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수합병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HSBC가 모건스탠리를 750억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JP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와코비아 등도 모건스탠리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모건 스탠리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적은 비용으로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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