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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자해로 끝난 부동산정책/김승호기자



‘집값만은 잡겠다’고 공언한 참여 정부가 집값 때문에 딜레마에 빠졌다.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분양 예정가 발표와 서울 강남권 재건축 규제 본격화 후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걷잡을 수 없이 올랐다. 기업도시와 행정중심도시 등 각종 개발계획 발표는 전국적인 땅값 상승의 불길을 댕겼다.

악수 끝에 집값 안정에 한계를 느낀 정부가 급기야 자신들의 부동산 정책을 뒤집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발표한 정책을 스스로 ‘전면 백지화’하고 거둬들이는 용단을 보였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자해로 마감된 셈이다.

부동산 정책 재검토를 위해 정부는 먼저 며칠 앞으로 다가온 판교신도시 중대형 아파트 용지 입찰을 늦췄다. 판교 중대형 아파트 공급 확대와 공영 개발론의 가능성을 짚어보기 위해서다.

정부가 기존 정책의 백지화 후 짜고 있는 새 틀에는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과 각종 세제개편, 시장 불균형 해소와 핵심지역 대책, 서울 강남권 수요 분산정책 등 그동안 소홀히 한 방책을 담아야 한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마련 자리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부동산에 대한 정부의 기본 골격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방법론에서 일부 내용이 수정?보완되거나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수많은 대책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은 현실에서 정부의 재검토 설명에 대한 시장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불감증’ ‘무대책이 상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규 및 기존 주택공급 활성화, 보유세 강화, 양도세 완화, 신도시 개발, 지역간 불균형 해소, 공공택지 공영개발 및 공급방식 재고 등 ‘백가쟁명’식 정책 제언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새 정책은 급등하는 집값을 잡고 서민들에게 내집마련의 꿈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현 시점에서 투기꾼들에게 ‘기다리면 승리한다’는 과거의 믿음을 다시 심어줘선 안된다. 정부는 이제 집 없는 서민들이 ‘정부를 믿고 기다리면 된다’고 믿을 수 있도록 새로운 정책을 발굴해 스스로의 명예를 회복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선 시장 순응형 정책이 유일한 대안이다.

/ bada@fnnews.com 김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