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수도권 시멘트공급 비상…성북 양회물류기지 폐쇄 위기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21 13:10

수정 2014.11.07 17:34



국내 시멘트업계가 물류기지 확보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경기 동북권 등 수도권 건설지역에 시멘트 물량을 공급하는 서울 성북양회기지가 폐쇄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나머지 수도권 내 시멘트 물류기지도 환경문제를 앞세운 지역주민들의 철수 혹은 폐쇄 항의가 잇따를 것으로 보여 이번 성북양회기지의 향방이 주목된다. 이에 시멘트 외에 중장기적으로 대량 수송이 필요한 모든 화물에 대해 정부 차원의 지원과 기반시설 구축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성북양회기지 폐쇄 후폭풍=21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성북양회기지가 지역주민들의 요구와 기부채납 시한문제로 폐쇄위기에 처했다. 지난 2000년 초까지 이곳에 물류기지를 둔 곳은 모두 3곳으로 이 가운데 성신양회는 2002년 기지를 수색으로 이전했다.
현재 남아있는 곳은 동양시멘트와 현대시멘트로 대체지역 물색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현대시멘트와 동양시멘트는 지난 2004년 10월 기부채납 기간이 만료돼 성북구청을 비롯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요구로 성북공장 폐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향후 민원의 정도에 따라 제2 기지 건설 이전에 시멘트 출하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성신양회는 이미 지난 2002년 부지를 팔아 마련한 자금으로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고 수색에 새 자리를 마련했다.

◇물류비 증가로 수익성 악화 적신호=시멘트업계는 이번 성북양회기지 폐쇄사태를 계기로 다른 기지에 대한 지역민들의 항의가 잇따를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성북양회기지가 폐쇄되면 서울 및 경기 북부권 시멘트 공급은 육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물류비 상승은 건축비 원가상승 및 소비자 물가상승 요인으로 직결되고 시멘트 특성상 완전 대체재가 없는 실정이다. 성북공장을 대신할 물류기지가 시급히 건설되지 못할 경우 결국 국내 시멘트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양회산업은 운송업이라고 할 만큼 수송비 부담이 크다. 양회제품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벌크시멘트는 대부분 전용 수송수단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신양회 관계자는 성신양회는 “이미 성북양회기지에서 철수해 수색에 근거지를 마련, 수도권 동북지역까지 물량을 충분히 대고 있다”면서 “다만 성북기지에 비해 물류비용이 다소 늘어나 적잖은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차원 대책 마련 시급=시급히 대체 양회단지가 건설되지 못할 경우 서울 및 경기 북부권의 시멘트 공급에 있어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양회업체 단독으로 신규 공장부지를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사릉공장에서 경기 동북부, 서울 동북부 지역에 안정적인 양회 공급이 이뤄질 경우 해당 물량만큼 수색, 부곡의 출하능력에 여유가 생기고 최종적으로 충북 단양 직공급량을 감소시켜 물류비 감소를 꾀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수송 또한 안정적으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사릉단지 입주를 희망하는 시멘트업체는 모두 5곳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릉역 양회단지 건설이 적기에 추진되지 못할 경우 기존 철도수송 물량이 육송으로 대규모 전환돼야 하고 성수기 건설현장의 시멘트 수급문제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시멘트 특성상 중량물로 운송비 부담률(매출액 대비 20%)이 매우 높기 때문에 철송보다 상대적으로 운송비 부담이 많은 육송으로의 전환은 국가 물류비 상승이라는 악순환을 일으킬 전망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환경문제 때문에 수도권내 물류기지 유지 및 이전이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의 공동 물류기지 건설이 빠른 시일내에 완공되지 못할 경우 관련업계의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jjack3@fnnews.com 조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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