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충남 계룡 신도시아파트값…투매거듭 분양가도 밑돌아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27 13:27

수정 2014.11.07 17:30



충남 계룡 신도시 아파트 시장이 ‘투기 후유증’을 앓고 있다.

행정도시 건설 호재에 힘입어 앞다퉈 분양됐던 대단위 아파트들이 입주를 시작하면서 공급과잉에 따른 ‘투매(投賣)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충청권에서는 보기드물게 입주 아파트 값이 분양가 아래로 떨어지는 기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27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이후 충남 계룡 금암과 두마지구에서 800여 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 2곳이 동시에 입주를 시작했다.

지난 2003년 분양한 이들 아파트들은 당시 인근 대전지역에 대한 각종 부동산 규제로 대체 수요가 몰린데다 행정도시 기대심리가 높아지면서 최고 15대 1의 청약경쟁을 기록하는 등 투기수요가 집중된 물량이다.

계룡시는 최근 2년동안 이렇다할 인구유입 없이 수천 세대의 아파트가 공급돼 온 공급 초과지역이어서 이번 대단지 아파트의 입주물량이 공급과잉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전망이다.


현지 D공인 관계자는 “계룡지역에는 최근 2∼3년새 수천세대의 아파트가 공급됐다”면서 “인구유입이 없는 상태에서 1700여세대가 새로 공급돼 과포화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구유입없이 아파트 공급이 집중되면서 웃돈을 노리고 분양권을 사들인 가수요자들이 자금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물을 쏟아내는 이른바 ‘투매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계룡시 한 중개업자는 “웃돈을 노린 가수요가 많았던 만큼 입주가 시작되면서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더이상의 자금 손실을 줄이기위해 투자자들이 발을 빼는데 따른 현상”이라고 말했다.

급매물이 몰리자 분양가 아래로 떨어지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 22일 계룡 금암지구에서 입주를 시작한 한 아파트의 경우 전망이 좋은 일부 물량만 500만∼1000만원의 웃돈이 붙었을 뿐 대부분은 분양가 아래로 매물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매물의 경우 최고 1500만원까지 내린 가격으로 중개업소에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러한 분양가 이하의 매물에도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당분간 가격 하락 폭은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노명균 행운공인 대표는 “계약금이나 중도금의 이자를 보전해주는 수준에서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계룡지역은 공급이 지나치게 많은 상태”라면서 “앞으로도 별다른 개발호재가 없어 당분간 가격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주민 이모씨(44)는 “분양당시 부터 외지인들이 몰려 투매현상은 어느정도 예상됐던 일”이라면서 “자칫 지역경제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전= kwj5797@fnnews.com 김원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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