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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만기 몰린 가계대출 근본대책을



은행권의 가계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대출 상환일까지 남은 기간이 1년 미만인 가계 대출의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대출 만기 구조의 단기화는 일시적으로 대출 상환이 몰려 금융시장이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감독원 등 관련기관이 가계 대출의 만기 구조를 장기화·다양화하는 방안을 이달 말까지 마련키로 해 다행이지만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점에서 여전히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다.

잔존 만기 1년 이하 가계 대출 비중은 지난 2002년말 35.3%였으나 2003년 말에는 41.6%로 늘어났고 지난해 말에는 51.3%로 확대됐다.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가계 대출 비중이 2년새 16%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은행들이 최근 가계 대출에 대해 90%가량 자동 연장하면서 대출 상환에 따른 자금 경색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 상황이 급변하고 만기가 한꺼번에 돌아올 경우 일시에 자금 수요가 몰려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더 큰 문제는 은행권이 주택담보 대출을 비롯한 가계 대출 쪽으로만 집중하면서 가계 부문의 위험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5월 은행이 가계에 빌려준 돈은 10조1512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기업에 대출해준 돈이 6조8312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가계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9.8%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기업 대출이 11조8595억원으로 가계 대출액 9조7004억원을 앞질렀으나 올 들어서는 오히려 가계 대출이 기업을 3조원 이상 웃돈 것이다. 특히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한 이후 가계 대출이 전체 은행 대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대출이 한쪽에 쏠리는 현상은 심각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5월 가계 대출 비중은 70.9%로 4월의 50.5%에 비해 20.4%포인트 급등했다.

가계 대출 급증과 동시적 만기 도래에 따른 대규모 자금 수요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대출 만기 구조의 적정성을 엄밀히 평가하는 등 제도적 보완장치를 서둘러야 한다. 부동산 담보 대출 등 가계 대출을 늘리기 위한 은행간 과열 경쟁이 수익성·건전성 악화는 물론 자금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만큼 과도한 대출 경쟁도 억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