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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현장을 가다]세계 최고 160층 ‘역사’를 건설한다



‘중동의 진주’, ‘중동의 홍콩’, ‘중동의 하와이’ 등으로 불리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는 ‘히스토리 라이징(History Rising)’이라는 문구의 초고층 빌딩 조감도가 입간판 및 플래카드 형태로 공항을 비롯한 요지 곳곳에 붙어 있다.

히스토리 라이징이란 두바이 뉴 비즈니스 타운 안에 들어설 세계 최고층 빌딩(지상 160층 이상, 높이 700m 이상) 버즈 두바이(Burj Dubai) 건물을 가리키는 것이다.

히스토리 라이징이란 두바이는 물론 세계 건축사를 다시 쓰는 건축물이란 뜻이다. 이 빌딩은 삼성건설(삼성물산 건술부문)이 리딩컴퍼니로서 전체 공사를 책임지고 있다.

세계 최고의 설계회사 솜(SOM) 등 건설 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업체들만이 엄선돼 참여한 거대 프로젝트를 삼성건설이 이끌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초고층 빌딩 시공분야에서 삼성건설이 세계 최고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건설 버즈 두바이 추진실의 정해길 부사장은 “삼성건설의 시공능력과 시공경험을 발주처에서 높이 평가, 세계 건축사의 이정표가 될 건물을 삼성건설이 짓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건설은 10여년 전인 지난 93년부터 당시 세계 최고층(88층, 452m)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티 센터(KLCC)를 시공한 데 이어 현재 세계 최고층 빌딩인 대만 타이베이 금융센터 101(101층, 508m)의 마감공사에도 참여했다.

삼성건설이 현존 초고층 빌딩 건설 세계신기록 1, 2위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버즈 두바이 현장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벨기에, 독일 등 세계 20여개국에서 차출된 쟁쟁한 기술자 90여명이 포진해 있다.

현지에서 일하는 삼성맨들은 총 22명으로 18명의 기술자와 이들을 지원하는 관리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장비가설계획, 공정계획, 콘트리트기술 분야를 맡은 김재호 기술팀장 등 3명은 20년가량 한 분야에서 전문기술을 쌓아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은 전문가로 통한다.

현장의 김봉주 관리부장은 “어떻게 이런 고수들이 한데 모였을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국내 최정예 엔지니어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이들이 받고 있는 대우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삼성건설 관계자는 “내국인 기술자들이 받고 있는 급여수준이 영국 기술자 급여보다 오히려 많다”고 말했다.

두바이 삼성건설 직원에게는 차량, 주택은 물론 자녀 교육비까지 전액 지원된다.

한 관계자는 “자녀 교육비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자녀를 많이 둔 직원은 그만큼 더 일해야 된다는 농담까지 직원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30년 전 어렵고 못살던 시절 국내 건설기술자들이 땀과 눈물과 외로움을 이기고 일했던 중동땅에서 한 세대가 지난 지금은 그 후배들이 선진국 건설기술자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국인 특유의 근면성과 성실성은 전혀 변함이 없다.

한국인 파견 직원들은 야근이나 휴일근무를 밥 먹듯이 하고 있다. 정시에 출퇴근하는 외국 기술자들이 혀를 내두르는 경쟁력이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이같은 노력의 밑바탕에는 세계 최고 높이의 건물을 한국인의 손으로 짓는다는 자부심과 애국심이 깊숙이 깔려 있다.

김부장은 “누구도 쌓아보지 못한 높이의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스트레스가 따르는 일”이라며 “사명감이 없으면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높은 기술력을 축적하고 좋은 외부 평판을 얻기까지 그동안 국내 건설업계는 해외공사에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또 그 과정에서 뼈아픈 수업료를 지불하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KLCC 시공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때 쌓은 노하우가 도약의 발판이 됐다”고 술회했다.

초고층 건물 부문은 오는 2010년까지 400억달러 규모의 발주가 예상되는 유망 시장이자 거대 시장이다.


삼성건설은 초고층 빌딩 분야를 삼성건설의 핵심상품 중 하나로 선정, 철저히 준비해 왔다. 지난 2003년 말에는 삼성건설 본사에 아예 초고층팀을 따로 구성, 초고층 관련 노하우 축적 및 신기술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정해길 부사장은 “초고층 분야에서 삼성건설과 같이 기술력에 바탕을 둔 원가경쟁력을 가진 업체가 매우 드물다”며 “삼성건설은 초고층 시공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데다 버즈 두바이 시공을 통해 더욱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는 만큼 앞으로 삼성건설의 초고층 관련 프로젝트 수주 기회가 대폭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 jsham@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