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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이전기관 일괄매각 강조]한전 “비용 충분한데…” 곤혹



본사 사옥과 부지의 매각 불가 의견을 공공연히 밝혀왔던 한국전력이 곤란한 처지에 몰리게 됐다.

이해찬 총리가 27일 공공기관 이전은 절대 유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 데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이전기관 건물과 터를 팔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추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한전의 본사 부지 활용계획에 대해 “예외없이 매각해야 할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추장관은 “공공기관 이전효과를 위해서는 이전되는 곳의 모든 토지나 건물은 다 팔도록 해야 한다”면서 “매각이 안되면 토지공사로 하여금 매입케 해서 활용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총리도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공공기관 이전사업은 참여정부의 가장 큰 역점사업이자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공공기관 이전사업이 유턴할 것으로 보고 서울이나 경기도 등 수도권의 건물을 그대로 남겨두는 자세를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못을 박았다.

정부가 이처럼 강하게 나오자 한전은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한전 고위관계자는 이날 “대주주인 정부의 일괄 매각 방침이 확고하다면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자체로 이전 비용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는데도 난개발 가능성이 있는 터를 굳이 팔아야 하느냐”고 반문해 부정적인 생각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구체적인 개별 사안은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산자부 관계자는 “정부는 이전대상 공공기관의 본사 매각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한전과 산자부가 원칙에 벗어나는 협의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로 퇴짜를 놨다.

한전측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노른자위 땅에 있는 한전 본사(2만4000여평)가 공시지가로 평당 2479만원, 총 5951억원에 이르고 실거래가로는 1조원이 넘어 판다면 대기업에 넘어갈 게 뻔하므로 특혜시비를 피하기 어렵고 이런 값에 사들일 경우 분양가가 대폭 올라 아파트 분양가 상승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매각에 반대해왔다.

한전측은 또 지난해 순이익(2조8808억원)을 감안할 경우 이전 완료시점인 오는 2012년까지 6∼7년간 이전 비용을 분산 투자하면 충분히 자체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하고 서울에 영업지점 12개, 1400명이 근무하고 있는 만큼 을지로에 있는 서울지역본부를 이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hjkim@fnnews.com 김홍재 김영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