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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채권단 갈등…산은 “고금리 해외채권발행 의문” 외환銀 추궁

이민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28 13:28

수정 2014.11.07 17:19


하이닉스반도체가 오는 7월20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한다. 그러나 채권단중 산업은행과 외환은행이 고금리 해외채권 발행에 따른 추가 비용부담의 책임을 둘러싸고 갈등 양상을 빚어 파장이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우의재 사장 등 경영진에 대해 배임죄를 물을 수도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은 28일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에서 임시운영회의를 열어 워크아웃 졸업시기를 결정한 후 해외채권 발행 과정을 집중 논의했다.

회의에서 산업은행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왜 국내 평균조달금리보다 무려 3%포인트나 높은 금리로 해외채권을 발행하게 됐는지 그 배경을 설명하라”며 외환은행측을 압박했다.

이 관계자는 “고금리 7년짜리 장기채권 발행으로 하이닉스가 매년 200억원씩 1400억원의 추가비용부담을 지게 돼 기업매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면서 “해외채권 발행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법률검토를 거쳐 책임을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외환은행이 채권단 운영협의회 이후 채권단 협의없이 임의로 ‘해외에서 2억5000만달러를 조달하지 못할 경우 하이닉스 워크아웃 조기졸업 부결’ 조항을 끼워 넣었는지 해명하라는 입장도 전달했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어떤식으로든 해외채권 발행을 강행하기 위해 외환은행측이 편법적인 방법을 이용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고금리 해외채권발행으로 인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만큼 현 하이닉스 경영진에 대한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은 “하이닉스는 97년부터 시설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투자가 시급한 상황이었다”며 “해외자금을 유치해 시설투자를 서두르는 게 시급한 현안이었다”고 반박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7년 이상 장기로 자금을 조달해야 유동성 포트폴리오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더욱이 국내에서 장기채권 발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맞섰다.

또한 “산업은행이 고금리 해외채권 발행에 대한 문제를 일부 언론에 흘려 주가가 급락했다”고 지적하는 등 양측간에 첨예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법적인 책임소지를 따지기 힘들어 우사장 등 하이닉스 경영진에 대한 배임소송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그러나 채권발행 주체들은 일반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해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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