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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치·목동 ‘방학특수’ 실종

김재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29 13:28

수정 2014.11.07 17:17



‘사교육 1번지’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일대 아파트 전세 시장에 ‘방학 특수’가 사라졌다.

초·중·고교의 여름방학을 앞두고 있지만 학원 밀집지역인 대치동 아파트 전세시장은 문의도 거의 없고 시세도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대치동 금탑공인 김규왕 대표는 “전세 물건도 없지만 중·고교의 방학이 시작되기 두달전인 5월부터 전세에 대한 문의가 많아야 정상인데 문의전화가 그다지 많지 않다”며 “이로인해 시세도 약보합세”라고 했다.

대치동 선경아파트 31평형의 전세가격은 올초 3억∼3억4000만원 선에서 최근에는 2억9000만∼3억3000만원선으로 떨어졌다.

그나마 대치동 일대는 서울 강남과 강북, 지방의 학원 수요가 있어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다.

강서지역의 학원 밀집지역인 양천구 일대 전세시장은 거래부진 속에 물건이 쌓이고 이로인해 시세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목동 대우공인 박명준 대표는 “방학을 맞았는데도 예년과 달리 목동 아파트 전세를 찾는 사람이 없다”면서 “김포나 인천 등지에서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나온 전세 물건은 꽤 되는데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학군 전세수요가 많았던 목동 9단지 20평형의 전세가격은 1억1000만원선이고 같은 단지 27평형은 1억5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각각 1000만원 정도 하락한 것이다.

강북지역의 대표적인 학원가 주변인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인근 주공 4단지와 5단지 25평형의 시세는 한때 1억1000만원까지 올랐으나 지금은 9000만원에 전세물건이 나와 있다. 그런데도 나가지 않고 있다.

인근 부동산테크 관계자는 “예년같으면 방학시즌을 이용해 이사하려는 전세수요가 5월 중순∼6월 말 꾸준히 있었는 데 올해들어서는 문의전화와 방문객의 발길이 거의 끊어졌다”면서 “전세물건은 많이 나와있는데 수요가 없어 20평형대 전세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요 학원가 인근의 아파트 전세특수가 사라진 것은 인구감소로 전국의 수험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다 EBS 수능 방송과 인터넷 강의 활성화 등이 요인이다.

구로동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중산층이나 서민은 소득이 줄면 교육비를 먼저 줄인다”며 “집값은 상승하고 경기는 좋지 않아 전세를 얻기보다 먼거리지만 통학을 시키거나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집과 가까운 학원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치동의 한 학원강사 엄용성씨(30)는 “예전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도 꽤 됐는데 경기도 좋지 않고 인터넷 강의와 지방으로 학원 강사가 출장가는 빈도도 높아져 점점 지방이나 강북 학생들의 수강이 줄고 있다”면서 “그나마 대치동은 전국적으로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나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 hu@fnnews.com 김재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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