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강남권 뛰는 집값 기는 전세값

정영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30 13:28

수정 2014.11.07 17:14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매매가와 전세가 사이에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올 초부터 서울 강남권에 강하게 불었던 호가 상승 바람이 전세가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3억원 이상 매매 호가가 오른 것과는 대조적으로 전세가격은 횡자 걸음을 보이고 있다.

특히 양도세가 중과되면서 팔 물건을 거두거나 늘어난 세금 만큼 호가를 올려 매매시장에서는 매물 품귀와 가격상승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세시장에서는 집주인들이 큰 평형으로 갈아타기가 어렵게 되자 집을 장기 보유하면서 전세를 내놓고 있어 전세 물건이 풍족한 편이다. 이에 따라 전세 가격도 약보합세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30일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아파트 소유자들이 팔기보다는 전세를 내놓으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일부 단지는 전세가가 한달새 2000만원 정도 내리기도 했다. 반면 매매가는 호가를 중심으로 최고 2억원까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의 현대반포부동산 관계자는 “강남에 있지만 새 아파트가 아니기 때문에 전세가는 올 초부터 보합세를 보였다”면서 “구현대아파트 33평형이 1억8000만원 정도로 강북의 성동구 옥수동에 새 아파트보다 2000만원 이상 싸게 전세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의 매매 호가는 33평형이 12억원선이다.

신현대 아파트를 주로 거래해온 센추리21공인 관계자는 “최근 한달 동안 35평형이 1억원에서 2억원 정도 오르는 등 매매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전세가는 지난해부터 약보합세를 보여 2000만원 정도 떨어진 2억5000만원 수준이고 전세 물건은 풍부한 편”이라고 했다.

인근의 다른 중개업소도 “매물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호가만 꾸준히 올라 35평형이 11억원 이상 된다”고 말한 뒤 “하지만 집 주인들이 세금이 무서워 큰 평수로 옮기지 못하고 전세로 내놓고 있어 전세 물량이 많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도곡동 개포한신 한양공인 이정구 사장은 “최근 전세 재계약 사례를 보면 1000만원 정도 내린 가격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26평형이 1억6000만원 정도하고 32평형은 2억3000만원에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구 논현동에서는 급하게 나온 일부 새아파트는 전세가가 2000만원 정도 싸게 제시되고 있다. 이달 입주예정인 논현 e편한세상 주변의 S공인 관계자는 “최근까지 2억5000만원선에 거래되던 33평형이 어제 2억3000만원까지 낮춰서 전세로 나왔다”고 전했다.

논현동의 다른 단지도 매매가는 강세, 전세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신동아 아파트 단지내의 부동산월드 공인측은 “42평짜리의 전세가가 3억원 정도 하는데 매물에 비해 매수세가 약해 소화가 잘 안되고 있다”며 “하지만 같은 평수 물건의 매매 호가는 한달간 1억원 정도 올라 7억3000만원선이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도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사동 로데오거리 현대아파트 인근의 대원부동산 최재영 사장은 “로데오 현대아파트 22평형의 매매 호가가 한달간 5000만원 정도 오른 3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새 아파트라 전세가에 큰 변동은 없지만 주변에 있는 한양 아파트 30평형의 경우 석달전에 3000만원 정도 내린 전세가(1억5000만원)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steel@fnnews.com 정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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