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백반증]얼굴·손 얼룩덜룩 ‘흰점 공포’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7.13 13:29

수정 2014.11.07 16:36



30대 직장인 신모씨는 여름에 반팔을 입는 게 두렵다. 언제부터인가 팔에 하얀 반점인 백반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자 얼굴에도 얼룩덜룩한 흰 점이 생겨 사회생활 하기가 두려울 정도다. 물론 레이저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값이 비싼 게 흠이다.

신모씨와 같은 고민을 했던 직장인들은 7월부터 ‘백반증 공포’에서 해방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비록 치료는 간단하지만 신의료기술로 인정돼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엑시머레이저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500원 동전 크기를 치료할 때 3만원을 부담하던 것이 이젠 1만300원만 내면 된다. 보험이 적용되는 부위는 밖으로 노출된 얼굴, 목, 팔 전체, 손, 무릎 이하 등이다.

■백반증 어떤 병인가

백반증은 피부에 존재하는 멜라닌 세포가 후천적으로 소실되어 피부에 다양한 형태의 흰색 반점들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인구의 약 0.5∼2%에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이 질환은 피부 증상 외에 특별한 자각 증상은 없다. 하지만 외형상 보기 싫고 또 대부분 점차 다른 부위로 번진다. 몸통과 같이 옷으로 가릴 수 있는 곳에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얼굴이나 손과 같은 노출 부위에 생기게 되면 환자들은 생업에 지장을 주거나 대인 기피증 등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백반증이 생기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가족력이 있을 때 발생빈도가 높은 것을 보아 유전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가 면역에 의한 멜라닌 세포의 파괴, 스트레스, 외상 등으로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몸에 흰 반점이 나타난다고 다 백반증이라고 진단하는 것은 아니다.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세한 병력 절취 및 환부검사, 자외선으로 하는 우드등 검사, 곰팡이 검사나 조직검사 등을 거쳐야 한다.

우유빛깔의 탈색 반이 피부의 어디에나 올 수 있으나 특히 손, 발, 무릎, 팔꿈치 등 뼈가 돌출된 부위와 눈 주위, 입 주위 등 구공 주위에 자주 발생한다. 또 외상을 입은 부위에 백반증이 생기는 현상이 발견되므로 외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백반증을 단순한 피부 탈색으로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 질환은 눈의 홍채와 망막의 색소이상을 동반할 수 있으며 갑상선기능 저하나 항진증, 당뇨병, 악성빈혈, 원형탈모증, 홍반성 낭창, 피부경화증 등의 자가면역성 질환 발생이 일반인보다 높게 나타난다. 따라서 다른 질환 발생을 알아보기 위해 여러 가지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어떻게 치료하나

통상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치료법은 ▲자외선을 이용한 광선치료 ▲스테로이드 제재를 복용하거나 주사하는 방법 ▲면역 억제제 요법 ▲표피이식술 등이다.

표피이식술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지만 1∼2년 이상 병의 진행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백반증 환자는 적용받기 힘들다.

자외선을 이용한 광화학 치료는 임신이나 수유중인 경우 방사선 치료력이 있는 경우, 피부암이나 병력이 있는 경우, 백내장, 심혈관 질환, 간질환, 신장질환, 수포성 질환, 면역 결핍 환자, 홍반성 낭창 등의 광과민성 질환을 가진 환자에겐 적합하지 않다.

반면 엑시머 레이저 치료법은 기존의 치료법에 비해 빠르게 멜라닌의 생성을 일으켜 치료기간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시술은 정상피부에는 레이저 빔을 노출시키지 않고 필요로 하는 부위에만 빛을 전달할 수 있어 일반 광치료기에 비하여 더 높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 따라서 치료 기간이 다른 치료에 비해 짧고 다른 치료법에서 나타나는 구토, 피부노화 등의 부작용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보통 일주일에 2∼3회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얼굴은 4∼5개월 정도 치료하면 75%이상 호전을 보였다.

류지호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부설 백반증 레이저 센터 박사는 “2003년부터 엑시머 레이저로 치료한 결과 40회 치료 후 안면부위에 75%이상 호전율을 보인 환자가 69%에 달했다”며 “이 결과는 오는 10월 런던에서 열릴 유럽 피부과 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 사진설명=류지호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원장이 엑시머레이저로 백반증을 치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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