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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로 몰리는 돈…기관 다시 시장주도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7.13 13:29

수정 2014.11.07 16:35



기관투자가의 매수공백을 외국인이 강하게 떠받치면서 주식시장 수급의 선순환 구조가 뚜렷한 가운데 기관의 수급주체 재부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 수급 선순환 구조가 지수 추가상승을 이끌 것으로 예상하고 기관의 수급주체 복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부에서는 기관의 매수여력 감소를 우려하고 있지만 이는 기우라는 지적이다.

13일 기관이 265억원의 순매수를 보이며 외국인과 쌍끌이 매수를 한 것도 최근의 기관 매도가 추세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추세상승 국면에서 기관투자가가 싸게 주식을 팔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미래에셋증권 박경일 애널리스트는 “채권형펀드에 몰려있던 자금이 주식형으로 이동하고 있고, 부동자금의 흐름도 긍정적으로 바뀌는 상황이어서 기관이 수급주체로 재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관, 수급주도력 회복한다=지난 상반기 수급의 주체였던 기관은 코스피시장에서 모두 1조6710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그렇지만 이달 들어 2369억원의 순매도를 보이며 주춤하고 있다. 최근 기관투자가의 매수세 주춤은 주식연계증권(ELS) 환매압박과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를 바탕으로 일부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렇지만 월 평균 5000억원에 이르는 적립식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으로의 지속적인 자금유입에 힘입어 매수여력은 여전히 탄탄하다. 지난해 7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펀드설정액(채권형·주식형)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펀드설정액은 지난해 6월 161조4700억원에서 지난 11일 현재 204조4310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1년새 42조961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특히 입법청원된 적립식펀드의 세제혜택이 현실화될 경우 부동자금 유입 가속화에 따른 수급환경 변화도 주목되고 있다. 여기에 채권형 펀드 수탁액이 주식형으로 이동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연기금 주식 비중 확대, 12월 시행예정인 퇴직연금제 등으로 기관의 실탄이 풍부해질 것이란 분석이어서 기관의 수급 주도력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박애널리스트는 “외국인 매수배경 가운데 하나가 국내 자금시장의 흐름변화가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펀드환매 금액이 유입금액을 압도하는 수준이 아니어서 기관의 수급주체 부각을 뒷바침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관, 7월 들어 금융·수출주 순매수=기관투자가의 수급 주도력 회복이 예상됨에 따라 최근 순매수 종목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기관은 이달 들어 2300억원 넘게 주식을 팔고 있지만 금융주와 수출주에 대한 매수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기관은 삼성SDI 주식을 558억원어치나 샀고 현대차(450억원), 우리투자증권(175억원), 현대증권(147억원), 하나은행(188억원), 두산인프라코어(88억원) 등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 이밖에 한솔CSN, 대상, 한국타이어, 신호제지 등도 매수 상위 종목에 올라 있다.
하반기 경기회복을 기대하고 수출주와 금융주를 사들이고 있는 셈이다.

/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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