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 제작에 사용되는 코팅제 성분의 유해성 논란이 미국에서 한창인 가운데 국내 주방기구 업체들이 관련 불똥이 국내시장으로 옮겨 붙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 이들 제품을 사용하던 미국 소비자들이 듀폰사를 상대로 코팅제 성분의 유해성 관련 집단소송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국내시장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
소송을 제기한 이들은 듀폰이 불소수지 가공제품인 ‘테프론’ 제조 과정에 사용하는 화학물질 퍼플루오로옥탄산염(PFOA)의 인체 위험성을 20년 이상 은폐하고 있었다면서 최근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복수의 주 연방지방법원에 냈다. PFOA는 테프론 제조에 필수보조제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일단 주방기구 업체들은 프라이팬 자체 유해성이 제기된 것이 아닌데다 국외에서 벌어진 사건인 점을 감안, ‘쉬쉬’하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안전성 홍보를 적극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을 생산 및 판매하는 업체는 수십 여 곳. 또 코팅제를 생산·취급하는 업체들도 미국 듀폰 외에 K상사 등 1∼2곳이 더 있다.
이들 업체들은 미국 환경단체가 코팅제의 유해성분으로 지적한 ‘PFOA’가 프라이팬 완제품에서 검출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에 대한 유해성을 확인한 국내외 정부 단체는 아직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듀폰 한국법인 최봉길 과장은 2일 “지난 1950년대부터 ‘난스틱’(Nonstick·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 제품이 사용되는 동안 전 세계 어느 국가기관에서도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미국 식품의약국(FDA) 조차도 문제를 지적하지 않고 있다”면서 “설사 프라이팬에 붙어있는 섬유질 코팅제가 벗겨져서 섭취되더라도 몸 속에 쌓이지 않고 100% 배출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을 가장 많이 팔아온 ‘테팔’은 문제가 된 PFOA 성분이 코팅된 프라이팬에서 검출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코팅된 프라이팬 제조과정에서 PFOA는 모두 공기 중에 휘발돼 날라 가기 때문에 남아있을 수 없다”면서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코팅된 프라이팬은 일반적으로 소성작업이 400℃ 이상에서 이뤄지는데, PFOA는 물질특성상 200℃ 안팎에서 공기 중으로 증발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내수경기가 가뜩이나 안 좋은 상황에서 이번 논란으로 국내 주방기구 업체들이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산 주방기구업체 중 선두를 달리는 남양키친플라워 서희선 실장은 “주방기구 업체들이 외환위기 당시 대거 부도나 어려운 고비를 넘긴 이후 회생하려는 상황에서 안 좋은 일이 국외에서 벌어져 타격을 다시 받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서실장은 이어 “국내 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위생인증인 HS마크를 이미 받았으며, 홈쇼핑 등 입점을 위해 까다로운 화학시험을 모두 거쳤기 때문에 제품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일단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만큼 정부 기관에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업체들의 피해도 막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프라이팬 코팅제 생산업체 관계자를 불러 현황 설명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식약청이 신체 내 유입되는 PFOA 농도 등을 측정, 유해성을 확인할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추고 있지 않아 보완이 요구된다.
/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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